![[출처=대방건설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6640_681607_120.jpg)
대방건설이 자본잠식에 빠진 계열사의 구세주로 나섰다. 디비 계열 3개사에 총 90억원의 단기자금을 빌려주기로 한 것. 이들에 대한 반복적인 유동성 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방건설이 그룹 내 자금 조정자이자, 핵심 자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비하우징㈜, 디비토건㈜, 디비종합개발㈜ 등 3개사는 대방건설과 각각 30억원씩 총 9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계약을 체결했다. 만기는 2026년 6월 16일이며, 이자율은 연 4.6%로 동일하다. 상환 조건은 만기일시상환이며, 중도상환도 가능하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6640_681609_1620.png)
해당 3개 계열사는 현재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공시 상 직전 사업연도 기준 자기자본은 △디비하우징 -302억4800만원 △디비토건 -302억4000만원 △디비종합개발 -302억5100만원이다. 운영자금 확보가 시급한 가운데 대방건설이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들 계열사는 대방건설과 특수관계인으로, 이번 거래는 공정거래법 제26조에 따라 공시됐다.
올해 기준 이들 계열사의 대방건설과의 총 차입 잔액은 약 692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번 차입은 단발성 조치라기보다 기존의 자금 흐름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의 자금 유통 구조 안에서 반복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계열사 지원은 대방건설이 그동안 일관되게 보여온 재무 운용 전략의 일환이다. 작년 말 기준 종속회사에 대한 대여금만 6578억원에 달하고, 기타 특수관계자까지 포함하면 1조원을 넘어선다. 이는 같은 해 대방건설 전체 매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자금 지원에 힘입어 대방산업개발은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014년 228위에서 2024년 77위로 뛰었고, 5개 자회사는 공공택지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외형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물론 그룹 내 대방건설에 대한 자금 의존도가 집중되면서 유동성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건설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는 모기업의 자금 운용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둔화되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모회사가 비수익 계열사까지 자금 운용을 병행해야 할 경우 유동성 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대방건설이 자체 현장 운영과 신규 사업 투자에 투입할 자금과의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구조가 요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행인 건 대방건설의 현 재무 상태는 매우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2024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193억 원, 단기대여금은 7897억 원이며, 유동비율은 202.3%로 단기 채무 대응 능력이 충분한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80.77%, 차입금 의존도는 22.04%로 업계 평균 대비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낸다. 같은 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05억 원, 당기순이익은 325억 원으로 실적도 개선 추세에 있다.
결과적으로 대방건설은 현재로서는 그룹 내 자금 지원을 감당할 수 있는 유동성과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계열사의 수익 개선 노력과 병행한 전략적 재무 조정이 요구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대방건설의 재무적 체력이 충분하지만, 그룹 구조 안에서 계열사에 대한 의존이 반복될 경우 장기적 부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향후에는 자금 조정과 내부거래 구조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