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해수담수화용 역삼투 멤브레인. [출처=LG화학]](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6934_681931_5821.png)
주요 기업들이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구조조정이 일상화되고 있다.
대외적 불확실성 확대 속 시장의 성장 지연, 경쟁구도 심화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적 차원의 '선택과 집중' 구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워터 설루션(수처리 필터 사업) 사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며, SK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충전기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경북 구미 양극재 공장을 미래첨단소재에 팔며,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의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매각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수처리 필터 사업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양도한다. 매각 대금은 1조4000억원이다.
수처리 필터 사업 매출은 지난해 2200억원으로 LG화학 매출의 0.45% 수준이다. 자산 총액은 3770억원으로 회사 전체의 0.4% 규모다. 향후 글랜우드PE는 글로벌 수처리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핵심 사업에 투자한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앞서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시약을 '3대 핵심 육성 영역'으로 꼽은 바 있다. 이들 사업은 향후 10년간 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축으로, 최근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이 집중되는 분야다.
LG화학 관계자는 "핵심 육성 영역인 3대 신성장 사업에 역량과 리소스 집중을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실트론 본사 전경. [출처=SK실트론]](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6934_681932_5847.jpg)
SK그룹은 이달 말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적격 예비 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을 앞두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사모펀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다. SK㈜는 지난 2017년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SK실트론의 기존 실리콘(Si) 웨이퍼 사업 가치만 5조원대로 평가된다. 이달 말 숏리스트 선정이 진행되면, 이르면 3분기 중에 새 주인이 결정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접었다. ES사업본부 산하에서 운영해온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 향후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해 완속·급속 충전기 제품을 개발·출시해왔으나, 시장 성장세 지연과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사업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전략적 리밸런싱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담당해온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공급처를 대상으로 하는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구미 양극재 공장을 미래첨단소재에 매각한다. 절차는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한다. 이는 회사 주력 제품 변경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으로, 지난해부터 구미 양극재 공장 활용 방안을 검토해 왔다. 특히 전방 시장인 전기차 시장 침체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재편 전략에 따른 결정이다. 구미 공장의 경우 하이니켈 및 단결정 양극재를 생산하지 않아 주력 제품 전략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 매각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해외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의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CPL의 보유지분 75.01% 전량을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API와 아랍에미리트 석유 유통 회사인 Montage Oil DMCC에 판다. 해당 법인의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수령 배당금도 수취해 총 1275억원을 확보했다.
이번에 넘겨지는 LCPL은 롯데케미칼이 지난 2009년 약 147억원에 인수한 회사로, 글로벌 경기 불안 등의 어려움에도 지난해 매출 5320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 상반기 내 거래를 종결한다는 계획 아래 약 979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대기업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미래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