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660_682790_4428.jpg)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인공지능) 인재 전쟁에 직접 뛰어들었다. 뒤처진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세계 최고 연구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수억 달러를 제안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고 영입 책임자'를 자처하며 '초지능 연구소' 설립에 나섰지만, 영입 대상자들과 경쟁사들의 냉소적인 반응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 몇 달간 저커버그는 AI 분야의 가장 뛰어난 인재 수백 명에게 직접 이메일과 왓츠앱 메시지를 보내며 영입을 시도했다. 그는 단순 연락에 그치지 않고, 기술 업계 역사상 최고 수준인 수억 달러의 보상과 스타트업 인수까지 제안하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저커버그가 직접 인재 영입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메타가 겪은 'AI 굴욕' 때문이다. 당시 메타는 야심 차게 내놓은 AI 모델이 성능 순위표 조작 의혹에 휩싸이고, 주력 모델 공개까지 연기하며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기를 느낀 저커버그는 '영입 파티(Recruiting Party)'라는 이름의 왓츠앱 채팅방을 만들어 직접 영입 과정을 지휘하고 있다. 영입 대상을 정하면 그가 선호하는 소통 방식으로 직접 첫 메시지를 보내고, 캘리포니아 팰로앨토 자택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등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그는 "메타의 막대한 자금력과 컴퓨팅 파워를 마음껏 쓸 수 있다"며 인재들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이런 노력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우선 영입 대상자들은 메타의 AI 전략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합류를 주저하고 있다. 메타의 최고 AI 과학자인 얀 르쿤은 현재 업계의 주류인 대규모언어모델(LLM) 방식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의 반응도 차갑다. 저커버그는 오픈AI의 공동 창업자 존 슐먼, 동영상 생성기 '소라' 개발자 빌 피블스 등 핵심 인력 영입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최근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저커버그의 영입 공세를 겨냥한 듯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 최고 인재 중 누구도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그의 노력을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