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출처=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출처=한화오션]

중동발 리스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무력 충돌 격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상황에서 휴전이 합의되며 VLCC 운임은 전쟁 전 수준으로 안정세를 되찾았다. 

벌크선 역시 불확실성 해소로 기존 수급 상황이 운임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철광석 출하 종료 이후 계절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장기적으로는 신조 감소가 운임 회복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세계 해상 원유·LNG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라크, UAE, 이란 등 주요 산유국들의 핵심 수출항로다. 만약 실제로 봉쇄가 현실화됐다면 글로벌 원유 수출량의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 

실제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운임은 일시적으로 하루 6만56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휴전 발표 이후 절반 수준인 3만8437달러 선으로 되돌아가며 전쟁 발발 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6월 셋째 주에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기습 공격과 이란 의회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 등으로 시장이 원유 운송 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탱커 시장은 전 선형도 운임이 급등했고, 제품선(LR2) 운임도 크게 뛰었다. 

휴전 이후 선주와 화주 모두 관망세에서 벗어나며 시장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수에즈운하를 둘러싼 홍해 후티반군의 선박 공격 등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이달 중순 2000선에 근접하며 상승세를 탔던 벌크선 운임도 조정에 들어갔다.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의 회계연도 마감에 맞춘 출하 물량이 몰리며 'BDI(벌크선운임지수)'가 1975포인트까지 상승했지만, 출하가 마무리되면서 운임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중국 철강 산업도 수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했다. 정부의 감산 기조가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철광석 수요를 위축시키는 모습이다. 다만 철광석·유연탄 가격 하락과 제강 마진 개선이 일정 부분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나막스급은 남미 곡물 수출이 일정 부분 운임을 지지하고 있지만, 석탄 비수기 영향과 최근 운임 급등에 따른 수요자 부담으로 하락세가 나타났다. 수프라막스급의 경우 미 걸프(Gulf) 화물 유입과 남미 북부, 인도네시아 화물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선주들이 저점 방어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벌크선 시장은 신조 공급에 따라 공급이 약 3% 늘어날 전망이지만,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인 운임 급등 기대는 크지 않다. 다만 올해 5월까지 누적 벌크선 신조 발주량이 전년의 20%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향후 공급 구조조정 효과가 장기적인 운임 회복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하나증권 안도현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가 사실상 해소되면서 VLCC 시장은 다시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벌크시장은 단기 운임 급등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신조 발주량이 급감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