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사옥 전경. [출처=태광그룹]
태광그룹 사옥 전경. [출처=태광그룹]

태광산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 주력인 석유화학·섬유 산업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사업 발굴을 통해 생존 전략을 꾀하겠다는 의지다.

태광산업은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 인수 및 신규 법인 설립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기존 사업만으론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전면적인 사업 전환에 착수한 것이다. 태광산업은 올해와 내년 두 해에 걸쳐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 중 올해 안에만 약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주로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 관련 기업 인수에 쓰일 예정이다. 이미 관련 투자 자회사를 설립해 뷰티 기업 투자에 나선 한편, 일부 유망 업종에 대해선 신규 법인 설립도 진행 중이다.

다만 보유 현금만으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태광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월 말 기준 1조9000억원 수준이지만, 이 중 실제 가용 가능한 자금은 1조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기존 주력 사업군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석유화학 및 섬유 부문 유지에만 5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며, 업황 악화에 대비한 예비 운영자금 5600억원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석유화학 2공장과 저융점섬유(LMF) 공장이 가동 중단 상태에 있어, 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적잖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태광산업은 내달 교환사채(CB) 발행을 통해 3186억원을 조달, 신규 사업 전환에 활용할 방침이다. 일부 나일론 생산 공장과 중국 내 스판덱스 공장 역시 조만간 가동 중단이 불가피해 추가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고정비만 발생하는 공장 운영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위험 분산과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예비자금을 더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업황 부진에 따라 실적도 급락세다. 태광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2조1218억원으로, 2022년(2조6066억원) 대비 약 18.6%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식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며 "교환사채 발행은 존립과 고용 안정을 위한 필수 조치"라고 강조했다.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도 추진된다. 태광산업은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 사업 목적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관에 새로 포함되는 사업 목적은 △화장품 제조·매매 △에너지 관련 사업 △부동산 개발 및 운영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리츠 및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투자 △블록체인 기반 금융 연관 산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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