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 주차된 미국 자동차 [출처=연합뉴스]
야외에 주차된 미국 자동차 [출처=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공약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을 통과시켰다. 친환경 관련 세제 혜택이 조기 종료됨에 따라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완성차 브랜드의 혼란이 가중될 예정이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 하원이 OBBBA를 통과함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적용되던 세액 공제가 오는 9월 30일부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신규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1000만원)의 세액 공제와 중고차 구매 시 최대 4000달러(540만원)를 지급하던 혜택이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친환경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은 당초 2032년 말까지 실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반(反)바이든 정책을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전기차 세제 혜택 축소 및 폐지 등이 예견됐다.

전문가들은 세액 공제 종료가 전기차 판매에 단기적 상승과 중장기적 둔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리스(Barclays)의 자동차 분석가 댄 레비는 "폐지 전 사전 구매가 증가하며 EV 판매가 일시적으로 늘 수 있지만, 이후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법안은 전기차 보급 촉진을 위한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완화된 것"이라고 평했다.

하버드대가 올해 3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세액 공제가 종료되면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이 약 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번 법안에는 내연기관차를 주로 생산하는 미국 기업에 유리한 조항도 포함됐다. 기업 평균 연비(CAFE)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조사에 부과되던 벌금 규정이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는 과거 연비 기준 미달로 수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납부한 바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예견되자, 완성차 업계는 발 빠르게 새로운 대응 전략을 꾸리고 있다. 

닛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2027년 선보일 계획이었던 대형 SUV 전기차 개발을 중단했다. 혼다는 내년부터 신형 전기차 '제로 시리즈'를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선보일 방침이었다. 그러나 주력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예견되면서,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 선보일 예정이었던 전기차 세단과 중형 SUV 등은 출시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며 “포드는 대형 전기차 개발을 철회했고 닛산자동차도 미국에서 생산하려던 전기차 2개 차종 개발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도요타자동차도 2026년으로 예정했던 SUV 전기차 생산을 2028년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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