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본사 [출처=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본사 [출처=현대모비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지난 2007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언급한 발언이다. 2000년대 초반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으로 전환 이후 매년 매출이 1조원 이상 늘어나며 성장 궤도에 진입했지만 더욱 채찍질에 나선 것이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현재 현대모비스는 국내를 넘어 명실상부 글로벌 부품사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현대정공(현대모비스의 전신) 시절부터 이어져 온 ‘안 되면 반드시 되게 하라’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돌관(突貫) 정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체제에서 또 한번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에 발맞춰 기술 혁신을 거듭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세계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를 제치고 글로벌 3위로 한 단계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창립 48주년을 맞아 소셜미디어(SNS)에 자사의 역사를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1분 분량의 숏폼 영상으로 창립 초기부터 미래 비전까지 현대모비스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1977년 ‘현대정공’이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전면에 나서며 △컨테이너 △공작기계 △철도 △항공 △방산 등 다양한 제조업에 도전했고, 이후 자동차 산업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하며 글로벌 톱티어 부품사로 도약했다.

출범 초기인 1977년 현대정공은 자본금 2500만원으로 컨테이너 생산에 주력했다. 약 23년간 총 266만TEU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했다. 

이후 1978년 디젤전기기관차 생산을 시작으로 철도 분야에 진입했고, 1986년 대통령 전용 기차와 새마을호를 제작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같은 해 추진한 자기부상열차 개발은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공개되며 세계 4번째 상용화 성공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 중반에는 방산과 항공산업에도 진출했다. 국산 전차 ‘88전차’는 개념설계부터 양산까지 7년 만에 완성됐고, 1989년에는 국산 헬기 ‘현대헬기 1호기’를 선보였다. 이후 항공부문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통합됐다.

현대정공이 자동차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계기는 1991년 출시한 오프로드 SUV ‘갤로퍼’였다. 이듬해인 1992년 판매량은 2만3738대를 기록하며 국내 4륜구동 시장 점유율 51.9%를 차지했다. 

이후 정 명예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현대정공은 완성차 생산을 현대차에 넘기고, 본격적인 부품 전문회사로 전환에 돌입했다. 철도·방산 부문은 현대로템으로, 중공업 부문은 현대위아로 이관됐다.

2000년대 들어 현대정공은 사명을 현대모비스로 변경하고, 고부가가치 자동차 모듈 및 핵심 부품 생산에 집중했다. 이후 매년 1조원 단위로 매출이 증가했고, 국내외 생산거점 30곳, 물류거점 23곳, 연구소 5곳 운영할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또 한번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미래차 기술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의 선도 의지를 담은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새 비전은 ‘모빌리티 혁신 선도’, ‘글로벌 고객 확대’, ’한계 없는 성장’ 세 가지 지향점으로 집약할 수 있다. 부품산업 퍼스트 무버로서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견인하고, 혁신 기술과 솔루션으로 한계를 뛰어 넘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먼저 모빌리티 혁신 선도는 패러다임을 이끌 ‘1등 기술’ 확보를 의미한다. 시장이나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조타수로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트렌드로 부상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을 비롯해 EV, 샤시안전 부품에서 경쟁력을 높여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전기차 구동 기술인 e-코너시스템, 전자식 브레이크(EMB) 등 혁신 기술을 잇따라 선보인 바 있다.  

글로벌 고객 확대는 현재 10% 수준인 해외고객사 매출 비중을 오는 2033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대표된다. 이를 위해 수익성 기반의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비롯해 공급망과 품질관리 능력을 향상시켜 해외 고객사와 중장기 파트너쉽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AR-HUD, X by wire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와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계 없는 성장은 자동차산업 티어 1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고 티어 0.5로서 모빌리티 경계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로서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스마트 팩토리 기반의 제조 및 물류 혁신, 그리고 신사업을 통해 시장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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