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양재동 사옥 [출처=현대자동차·기아]](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69559_685006_540.jpeg)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상반기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늘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통상 전쟁의 시발점인 북미 지역에서 상반기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업계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다만, 2분기 실적 하락세는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한 데다가, 환율 효과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현지 생산 체제 확대, 원가 절감 등 전략으로 하반기 실적을 최대한 방어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1~6월) 전 세계에서 각각 206만6425대, 158만7161대를 판매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는 상반기 기준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0.1% 늘리는 데 성공했다.
우선, 상반기 판매의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한 171만1525대로 집계됐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는 전년비 10% 뛴 43만9000여대를 판매, 관세 영향에도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관세 영향으로 판매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깬 것이다. 그러나 인도, 서유럽 등 여타 시장에서 신차 부족 등 문제로 판매가 줄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등 내수 진작 정책을 펼쳤다. 이에 현대차의 내수는 전년 누계 대비 2.7% 뛴 34만5704대를 기록, 해외 판매 감소분을 메웠다.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펼치는 기아는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며 역대 상반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내수는 0.4% 뛴 27만6000여대, 해외 판매는 2.4% 늘어난 130만9000여대였다.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 뛰었다.
친환경 규제를 강화한 유럽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는 분석했다. 다만, 유럽에서도 EV3가 베스트셀러 6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고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상반기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가량 늘어난 11만5000여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양사 모두 상반기 외형 확대에 성공했지만, 2분기 실적 전망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수출 차량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양사 글로벌 판매량의 25~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생산 확대, 재고 비축 등 대응 전략을 펼쳤지만, 현지 재고마저 소진되며 원가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환율 상승 추세도 꺾였다. 1450원대를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300원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대금의 원화 환산액이 감소하는 등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5% 떨어질 경우, 순이익이 1595억원 하락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환율이 10% 하락할 시 863억원의 손익 감소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106만4849대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늘어나되, 영업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매출은 2.4% 뛴 46조991억원, 영업이익은 15.2% 감소한 3조6292억원을 전망했다.
기아는 4~6월 총 81만4513대를 판매, 지난해보다 2.4%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29조1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14.1% 줄어든 3조12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 증가"라면서 "관세 부과로 인해 단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은 주지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는 최종적으로 확정된 관세율을 토대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생산 차종의 지역별 생산 계획을 재검토할 계획"이라면서 "각종 비용 절감 플랜도 검토 중으로 미국 시장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관세 충격을 흡수하고자 한다. 관세로 인한 시장 재편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