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출처=현대모비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354_688317_3835.jpg)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현대차·기아의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상승에 성공했다. 현대차·기아의 부품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해외 수주를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회장은 계열사들이 현대차·기아 의존도를 줄이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해 왔다. 전문가들은 정 회장의 경영 전략이 관세 위기 속에서 빛을 본 것이라고 분석한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일제히 2분기 실적 상승세를 그렸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5조5962억원, 영업이익 8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고, 영업이익은 36.8% 뛰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사업별로 보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420억원을 기록,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북미 전동화 공장 가동 확대 등으로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이 흑자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핵심부품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이유 중 하나로 논캡티브(비계열사 수주)를 꼽는다. 현대모비스는 CES와 오토상하이 등 글로벌 모빌리티쇼에 나 홀로 참가하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접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대모비스 수주 실적 [출처=현대모비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354_688319_3934.jpg)
이에 지난 2023년에는 수주액이 92억1600만달러(12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자사 수주 기록을 경신했다. 2분기에는 북미에서만 19억6400만달러(2조7000억원)를 수주, 올해 북미 수주 목표치의 62%를 채웠다.
현대차그룹의 해운·물류 담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5160억원, 53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었고, 영업이익은 22.7% 뛰었다.
해운 부문에서 비계열사 물량을 확대한 것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해운 부문 영업이익은 2002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5% 뛰었다. 그 결과 40% 수준이었던 비계열 매출 비중은 2분기 50%를 넘어섰다.
![현대글로비스 2Q 부문별 실적 [출처=현대글로비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354_688320_4047.jpg)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글로벌 수주 확대 전략은 정 회장의 그룹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6년부터 현대차·기아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중국에서 판매량이 감소하자, 800만대에 근접했던 현대차·기아의 연간 판매량은 약 720만대까지 줄었다. 현대차·기아 의존도가 93%에 달했던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 넘게 감소했다.
이에 정 회장은 현대차·기아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미래 성장 중추인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수주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제철,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여타 계열사도 해외 수주 총력전을 펼친다.
현대제철은 58억달러(8조원)를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다. 예상 연간 생산 능력은 270만톤으로, 현대차·기아 미국 수요 이상의 생산 수준을 갖춘다. 현대제철은 미국 제철소를 이용해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해외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인도 멕시코 등에 엔진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위아는 연간 500만개를 해외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최근에는 기아 'PV5'에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하며 자동차 공조 시스템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향후에는 하이브리드 엔진과 공조시스템을 양산해 해외 수주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어모터스(CEER Motors)와 3조원가량의 계약을 맺고, 오는 2027년부터 10년간 전기차구동시스템(EDS)을 공급하기로 했다. 해외 수주를 늘리기 위한 계열사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지난 10년간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해외 수주를 10배 이상 늘렸다"면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전동화 부품 등 핵심 제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수주를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