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올 뉴 넥쏘 [출처=현대자동차]
디 올 뉴 넥쏘 [출처=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12년 만에 재팬 모빌리티쇼(구 동경모터쇼) 참가를 확정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2세대 신형 수소차 '디 올 뉴 넥쏘'를 필두로, 그룹의 수소 모빌리티 비전을 전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과 수소 분야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현대차의 재팬 모빌리티쇼 참가로 양사의 협업 가능성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EBN산업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는 오는 10월 말께 열리는 '재팬모빌리티쇼 2025'에 참가한다. 기아 또한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롯데이노베이트와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캐미컬 등 롯데 계열사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그룹의 '수소 모빌리티 비전'을 보여주는 전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7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넥쏘'를 비롯해 수소 벨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기반 친환경 물류체계 등 '에너지모빌라이저'(Energy Mobilizer)로서 현대차그룹이 그려 나갈 수소사회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 매달 100대 이상 팔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인스터(한국명 캐스퍼 일렉트릭) 등도 전시할 예정이다.

재팬모빌리티쇼 2025 [출처=재팬모빌리티쇼]
재팬모빌리티쇼 2025 [출처=재팬모빌리티쇼]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재팬모빌리티쇼는 2년 주기로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이자, 아시아 대표 모빌리티 행사다. 과거 동경모터쇼로 불렸던 해당 전시회는 지난 2023년 명칭을 변경하고 자동차, 개인용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종합 전시회로 재탄생했다.

현대차는 2013년에 대형 트럭 '엑시언트'를 선보인 것을 마지막으로 재팬모빌리티쇼 참가를 중단했다.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현대차 역시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일본 내 신차 판매량의 93%가량이 일본 브랜드로, 현대차 역시 극도의 부진을 겪다 판매를 중단했다. 

2022년 일본 시장 재도전을 선언했다.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등 현대차의 주력 모델 대신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 시장 문을 두드렸다. 또한, 수소차 넥쏘 등 친환경차로 라인업을 구성하며 기존 수입차 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현대차의 2023년 재팬모빌리티쇼 참가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재팬모빌리티쇼에 참여하며 기대를 일축했다.

재팬모빌리티쇼는 규모나 명성에 비해 수입차 브랜드 참여율이 낮은 전시회로 악명이 높다. 일본 시장 내 수입차 입지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참가 예정인 수입차 브랜드만 봐도 ▲현대차 ▲기아 ▲BYD ▲BMW ▲MINI ▲메르세데스-벤츠 등 6개에 불과하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현대자동차]
토요타 아키오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현대자동차]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의 두 차례 만남이 이번 모빌리티쇼 참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서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만남을 가졌다. 첫 접촉은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었다. 아키오 회장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해 정 회장과 '쇼런'을 진행했다. 당시 두 회장은 행사를 통해 미래모빌리티 협력 가능성을 밝혔다.

정 회장이 일본에 방문했다.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일본 랠리 현장에 방문해 또다시 미래모빌리티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아키오 회장은 "이번에 정 회장님께서 재팬 랠리에 오셨다"며 "그래서 지속적으로 이렇게 교류하고 활발하게 서로 오가는 것이 양국에 있어서 자동차 업계에 있어서 그리고 양 회사에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 인프라와 관련된 것은 앞으로 경쟁이라기보다는 협조라는 차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수소라든지 그런 부분을 오늘도 여기 게러지에서 활용하고 있다"며 "그거를 정의선 회장님이 보고 갔다. 앞으로도 협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현장에서 정의선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현장에서 정의선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

양사 수장의 수소 사업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기업 시민으로의 철학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더나은 미래를 위한 선의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토요타가 'CES 2025에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미래도시 '우븐시티'를 공개한 것이 그 예시다. 당시 아키오 회장은 "(우븐시티가) 토요타에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구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두 회장은 수소 에너지가 자원 고갈 등 글로벌 난제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적합한 에너지원이라고 보고 있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수소가 미래 에너지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수소 인프라 조성 등의 문제로 기술 발전 속도가 늦다면서, 양사의 협력 가능성에 공감했다. 업계는 현대차의 재팬모빌리티쇼 참가로 양사의 수소 관련 협업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키오 회장은 재팬모빌리티쇼가 열릴 때마다 방문해 업계 동향을 파악하곤 한다"면서 "이번 전시회도 참석해 현대차의 부스를 둘러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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