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이우영 교수, 이상길 연구원. [출처= 연세대학교]
(왼쪽부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이우영 교수, 이상길 연구원. [출처=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이우영 교수 연구팀이 초음파를 활용해 팔라듐(Pd) 박막에 정밀한 나노갭을 형성하고 이를 커패시터(Capacitor) 구조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민감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상온 수소 센서를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수소 검출 한계 3ppm이라는 초저농도 수준에서도 작동하며, 공정 간소화와 반복 재현성 측면에서 큰 진보로 평가받고 있다.

수소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폭발 위험이 큰 가연성 기체이기도 하다. 특히 전기차용 이차전지의 열폭주 시 수소가 방출돼 사고 위험을 높인다. 기존 수소 센서는 감도와 신뢰성 부족, 복잡한 제작 공정 등으로 인해 산업 현장에서의 실효성이 낮았다. 이에 따라 이 교수 연구팀은 Pd 나노갭 기반 저항식 센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해법으로 '초음파 유도 균열' 방식을 제안했다.

15일 연세대에 따르면 연구팀은 팔라듐 박막과 PDMS, 도핑된 실리콘 기판으로 구성된 구조체에 초음파를 가해 균일한 씨드 균열을 유도했다. 이후 수소가 Pd에 흡착되면 결정 격자가 팽창하면서 나노갭이 폐쇄되고, 이에 따라 전기용량이 변화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수소를 검출하는 커패시터 방식 센서를 구현했다. 해당 방식은 복잡한 기계적 인장 공정 없이도 나노미터급 균일한 갭 형성이 가능하며, 센서의 재현성과 신뢰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실제 시험 결과,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상온에서 3ppm 수소 농도를 정밀하게 감지했으며, 300ppm 농도에서도 50회 반복 측정 시 신호 변화가 거의 없는 높은 안정성을 입증했다. 또한 팔라듐의 특성을 활용해 습도와 온도 변화(0~80℃)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연료전지, 수소 저장 설비, 배터리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이 기대된다.

이우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수소 센서의 복잡한 제작 방식과 낮은 반복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간단한 초음파 공정만으로 고감도·고신뢰 센서를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수소에너지 인프라 확대 및 배터리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시점에서 산업 분야로의 확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상길 석사과정 학생은 본 기술을 최초로 제안했으며, MIT 재료공학과 박사과정 진학을 앞두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재료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19)’에 7월 1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이 기술은 해외특허 발명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아 미국과 독일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에도 선정되며 기술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향후 수소 사회 전환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고성능 수소 센서 기술의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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