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089_686825_1735.jpeg)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평가액이 약 183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다시 불붙은 배경에는 AI(인공지능) 기술주의 지속적인 강세와 더불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제도화 추진 등 복합적 호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317억400만달러(약 183조4,5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1월 2일(1,090억1,900만달러) 대비 약 20.8% 증가한 수치다.
특히,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테슬라(212억9,000만달러)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146억6,000만달러)로,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이 외에도 팔란티어(51억9,000만달러), 애플(42억2,0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4억4,000만달러)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같은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 기조가 발표되며 한때 위축되는 듯했지만, 시장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소비 지표 호조, AI 인프라 투자 확대, 탄탄한 기업 실적 등이 미국 증시의 기초체력을 확인시켜 주면서 투자 심리는 다시 개선됐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연동 암호화폐)의 제도화를 위한 ‘지니어스 법’을 통과시키면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 틀이 갖춰짐에 따라, 관련 산업과 금융 시장 전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AI와 디지털 자산 관련 종목은 앞으로도 실적 호조가 예상되며,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올랐지만 성장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기업에는 유리하게 작용하는 만큼, 이러한 정책 환경 변화가 미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한 주(11~17일) 동안 미국 주식을 3억4,000만달러(약 4,75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은 코인베이스(6,800만달러), 엔비디아(5,800만달러), 아이온큐(5,200만달러), 서클(4,100만달러) 등으로,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증시도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6조6,349억원으로 나타났고,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같은 기간 21조5,88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단기 자금이 몰리는 CMA 잔고는 89조5,960억원에서 86조1,497억원으로 줄었으며, MMF 잔고는 7조5,000억원 이상 증가해 231조3,731억원에 달했다.
미국 증시로의 투자 회귀와 국내 시장의 투자 심리 회복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AI 및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도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