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청주 공장 'M15' 전경. [출처=SK하이닉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753_687599_3718.jpg)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2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HBM 기술력에 따라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24일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4%, 영업이익은 68.5% 급증했다. 순이익은 6조9962억원으로 69.8% 늘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넘어 가전·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을 3개 분기 연속 추월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이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1조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 처음으로 역전당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HBM 성과가 양사의 운명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은 HBM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생산능력중 30%가량을 HBM에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HBM3E 12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선두권에 올라섰다. 엔비디아 외에도 브로드컴,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HBM을 납품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HBM3E 12단 공급 비중이 늘면서 3분기에는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경쟁사들의 추격이 속도를 내고 있어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HBM3E 가격이 올해보다 30% 하락하고, HBM4 가격 프리미엄도 이전 세대의 45%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 HBM 평균 가격은 올해보다 약 1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후발 주자들의 진입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HBM 1위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반기 본격화할 HBM4 경쟁에서도 SK하이닉스가 기술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HBM3E의 제품 성능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을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시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HBM4도 적기 공급해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