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AI 에이전트(고도화된 인공지능 도우미) 기술이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빠르게 자금을 끌어들이며 '디지털 직장 동료'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최근 발표한 '기술 트렌드 전망 2025' 보고서에서 AI 에이전트가 2024년 한 해 동안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기술 분야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기술로 꼽혔다.

AI 에이전트는 생성형 AI에서 파생된 기술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단순한 답변 제공을 넘어서 실무와 리서치를 수행하는 '디지털 직장 동료'를 구현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구글 딥마인드와 앤스로픽이 이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LG CNS와 삼성SDS 등이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주식, 벤처캐피털, 인수합병(M&A), 사모펀드 등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에서 각 기술 분야가 유치한 자금을 집계한 것이다. 전체 투자액 기준으로는 전력 및 재생에너지 기술이 2232억 달러(약 307조5000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래 모빌리티 기술(1316억 달러), AI 기술(1243억 달러) 순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미래 모빌리티와 생명공학 등 일부 기술 분야는 최근 5년 사이 투자금이 감소한 반면, AI 에이전트, 재생에너지, 첨단보안 등은 오히려 투자 규모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는 2020년 1975억 달러였던 투자액이 2024년에는 1316억 달러로 33% 이상 줄었고, 미래 생명공학은 같은 기간 동안 1272억 달러에서 573억 달러로 반토막 났다.

반대로 AI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AI 에이전트는 초기 기술임에도 빠르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양자 기술도 2020년 8억 달러에서 2024년 20억 달러로 투자 규모가 2.5배 늘며 주목받고 있다.

기술의 산업화 단계에 대한 맥킨지의 자체 평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확인된다. 맥킨지는 기술의 산업 안착 정도를 5점 만점으로 측정했는데, AI, 첨단보안, 클라우드 및 엣지 컴퓨팅, 미래 생명공학 등이 4점(규모 확대 단계)을 받았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2점(실험 단계), 양자 기술은 1점(초기 혁신 단계)에 그쳤다.

이러한 평가는 AI 에이전트가 아직 상용화 초기임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 기술이 실제 기업 업무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산업 전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자동화 기능을 넘어, 일정 수립, 문서 작성, 시장 분석, 고객 응대 등 다양한 고차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만큼 기업 경쟁력 제고와 직무 혁신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내외 주요 대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효율화 프로젝트에 속속 착수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향후 AI 에이전트가 상용화 단계를 넘어 산업 전반에 확산될 경우, 노동시장과 기업 조직 운영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인공지능이 단순 도우미에서 인간과 협업하는 실질적 '동료'로 전환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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