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이미지. [출처=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이미지. [출처=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와 쿠팡의 클라우드 사업 첫 번째 맞대결이 네이버의 승리로 끝났다. 국가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구축·운용 지원 사업의 운용 업체 선정 공모에서 쿠팡이 탈락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경험이 성패를 갈랐다고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GPU 확보·구축·운용 지원을 위한 'AI 컴퓨팅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 사업자로 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카카오를 선정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 사업에는 이들을 포함해 쿠팡까지 4개사가 신청했으나 쿠팡은 선정되지 않았다. 

이 사업은 국가가 총 1만3000장 규모의 GPU를 확보해 국내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를 신속 확충하고, 필요한 산·학·연 등에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가 GPU를 구매하면 운용 사업자가 5년간 기업이나 연구자 등에게 값싸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1조46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했다.

GPU 자원의 소유권은 정부에게 있지만 사업자가 고가의 GPU의 20% 가량을 자체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정부가 이 사업을 통해 확보하는 GPU는 엔비디아의 최신 모델인 B200 1만80장, H200 3056장 등 총 1만3000장이다. 사업자별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H200 3056장, NHN클라우드가 B200 7656장, 카카오가 B200 2424장을 확보·구축한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에서 쿠팡이 고배를 마신 이유를 CSP 사업 경험이 없어서라고 보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도 중요하다. 쿠팡은 이달 초 AI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에 이러한 역량을 아직 시장에서 검증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운영 역량이 딸린다는 평가다. 쿠팡은 이번 사업 공모를 위해 서울 서초구 소재 싱가포르 기업 엠피리온 디지털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임차할 계획이었지만, 운영 경험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네이버클라우드는 토종 CSP 중 1위 사업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CSP 시장 점유율은 2023년 말 기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60.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MS가 24%로 2위, 네이버가 20.5%로 3위, 구글이 19.9%로 4위다. 국내 토종 클라우드 기업 중 네이버클라우드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지난 2009년 설립된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여러 고객사에 공급,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각종 신기록을 갖고 있는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도 강점이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각 세종'을 보유·운영하고 있다. 각 춘천은 2013년 설립된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의 자체 데이터센터다. 2023년 완공된 각 세종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10만대 이상의 서버 운영이 가능하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 공모에 참여한 4개 기업 중 3개사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운영해 본 경험과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쿠팡은 그러한 역량이 없다. 쿠팡의 본질은 거대 자본을 소유한 이커머스 기업이지 클라우드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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