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출처=네이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출처=네이버]

쿠팡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네이버와 이커머스에 이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서도 맞붙게 됐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과 오랜 기간 축적해온 클라우드 서비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쿠팡이 경쟁우위에 서는 게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일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리브랜딩하고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그동안 내부 서비스와 외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 제공해온 AI 인프라를 확대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별도의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쿠팡은 상징이자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으로 성장하면서 AI 기반 물류 인프라를 강화해왔다. 수천만개의 상품 수요와 재고를 AI 기술로 예측·관리하면서 상품 수량, 위치, 배송 경로 등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고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지출 규모는 3213억달러(약 430조원)에 달한다. 반면에 한국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조3954억원에 그쳐 아직 걸음마 단계다.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 CI. [출처=쿠팡]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 CI. [출처=쿠팡]

쿠팡은 강점으로 수도권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꼽고 있다. △대용량 전력 △고성능 냉각 시스템 △이중화 전원 구조 △다중 통신망 △물리적 보안 체계 등을 갖추고 있다.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일괄수주(턴키)·클러스터형 AI 연산 서비스는 딥러닝·초거대 모델 처리에 최적화돼 있다

쿠팡과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쿠팡과 네이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GPU 확보·구축·운용 지원 사업'의 운용 업체 선정에 공모했다.

AI 연구에 필요한 GPU를 1만개 이상 구매해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민간 기업이 구축하고,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의 AI 연구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과기부는 이르면 이번 주 해당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쿠팡의 클라우드 전장은 이커머스와 정반대 양상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이커머스에서는 쿠팡이 총거래액, 멤버십 가입자 수 등에서 네이버를 앞서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추정한 쿠팡의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55조861억원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50조3000억원으로 뒤를 추격하고 있다. 정확한 가입자 수를 공개하진 않지만 유료 멤버십도 쿠팡이 선두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약 1400만명,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약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클라우드 사업은 다르다. 클라우드 사업은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와 서비스 역량·레코드,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라고 알려져 있다. 선두 사업자인 네이버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네이버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로 LLM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다. LLM을 자체 개발한 것은 세계에서 세 번째일 정도로 드문 사례다. 나아가 네이버는 2년 뒤 이를 고도화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도 공개했다. 그런데 쿠팡은 자체 AI 모델이 없다.

또한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각 세종'을 보유·운영하고 있다. 특히, 각 춘천은 2013년 설립된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의 자체 데이터센터다. 쿠팡도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지만 서울 양재동의 데이터센터를 임차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하면서 업계 상위권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 시장 점유율은 2023년 말 기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60.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MS가 24%로 2위, 네이버가 20.5%로 3위, 구글이 19.9%로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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