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 [출처=네이버]](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299_689406_4721.jpg)
네이버가 스페인 당근마켓 '왈라팝'을 인수한다. 스페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인수해 유럽 C2C(개인간 거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또한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 확보에 나선다.
네이버는 3억7700만유로(한화 약 6045억원)를 투입해 왈라팝 지분 약 70.5%을 추가 취득한다고 5일 밝혔다.
네이버는 전액 현금으로 왈라팝 지분을 취득한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네이버는 이번 지분 취득 전에도 왈라팝 지분 약 29.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앞서 지난 2021년 1억1500만유로(약 1550억원), 2023년 7500만유로(약 1000억원)를 투입해 29.5%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취득으로 왈라팝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경영권을 인수한다. 이번 지분 인수금액까지 더하면 왈라팝 인수에 총 9035억원을 들이는 셈이다.
이는 지난 2023년 인수를 완료한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인수·합병(M&A)인 포시마크 이후 최대 규모다. 네이버는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왈라팝은 2013년 설립된 스페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의 '당근마켓'과 비슷하다. 위치 기반 매칭과 실시간 채팅, 평점 시스템,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왈라팝 엔비오스(Wallapop Envíos)'의 자체 배송 서비스를 통해 배송 솔루션도 제공한다. 취급 품목도 의류·액세서리·전자제품·가전뿐만 아니라 중고차와 부동산까지 전방위적이다.
![왈라팝 홈페이지. [출처=왈라팝 홈페이지 캡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299_689407_495.png)
왈라팝은 해외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이탈리아에 진출한 데 이어 2022년에는 포르투갈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페인을 포함해 남유럽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왈라팝의 수익성은 양호하지 않다. 2022~2024년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왈라팝은 지난해 매출액 1620억원, 당기순손실 402억원을 봤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고 순손실은 17.6% 줄었다.
네이버가 9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왈라팝을 인수하는 것은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프랑스 전 디지털경제부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 대표가 설립한 투자사 코렐리아캐피탈에 펀드 출연 등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유럽 사업을 전개해 왔다.
네이버는 2021년 왈라팝 지분 취득 이후로 협업을 모색해 왔지만 보다 본격적인 협업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 왈라팝의 경영권 인수를 결정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왈라팝에 네이버의 검색, 광고, 결제, AI 등 기술·사업 노하우를 도입,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
이로써 네이버는 일본(소다), 미국(포시마크)에 이어 유럽에서도 C2C(개인간 거래) 및 중고 거래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네이버는 C2C 사업이 AI 경쟁력 강화에 다양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C2C는 일상과 밀접한 다양한 상품군이 거래되고 커뮤니티 기능도 활발하다. 데이터의 다양성이 경쟁력이 되는 AI 생태계에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는 C2C 영역에서의 데이터와 사용자를 AI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사용 경험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쇼핑 AI 에이전트 등 버티컬 AI 에이전트로 기술력과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왈라팝에 기술과 사업 노하우 등을 접목해 왈라팝의 성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다양한 상품 구색과 스토리가 풍부한 왈라팝 인수를 통해 스페인, 유럽 사용자들의 사용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데이터의 다양성이 경쟁력이 되는 AI 생태계에서 네이버의 경쟁력도 더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전자상거래는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해 사업 여지가 제한적이지만 C2C는 가능성이 크다"며 "C2C 플랫폼 사업으로 사업의 본질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AI 경쟁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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