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전경. [출처=네이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전경. [출처=네이버] 

네이버가 이재명 정부 정책에 발맞춰 원화 스테이블코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운용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정책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래 먹거리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추진하며 업계 컨소시엄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진 네이버페이(Npay)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출범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되고 참여할 수 있다면 네이버페이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의 강점으로는 △3000만명이 넘는 사용자 △연간 130억건, 분당 2만5000건까지 처리 가능한 결제 인프라 △외부 결제 비중이 50% 이상인 네이버페이 포인트 생태계 등을 꼽았다. 또한 웹3 기반의 디지털 자산 지갑인 'Npay 월렛'을 구축해 안정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입증했다. 

또한 네이버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위해 국내 점유율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협력하기로 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네이버페이와 협력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법과 제도에 따라 논의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이나 미국 달러화 등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원화(KRW)에 1대1로 고정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다. 

정부 정책 기대감과 함께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의 민간 사업자에게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씨티그룹은 오는 2030년 스테이블코인 규모(시가총액)가 최대 3조7000억달러(약 5013조5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가치보다 14배 넘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와 엔비디아 주요 경영진이 지난 5월 대만 엔비디아 오피스에서 별도 미팅 후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제이 퓨리(Jay Puri) 엔비디아 총괄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출처=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와 엔비디아 주요 경영진이 지난 5월 대만 엔비디아 오피스에서 별도 미팅 후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제이 퓨리(Jay Puri) 엔비디아 총괄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출처=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는 정부의 인공지능(AI)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정부의 GPU 1만장 구동 클라우드 업체 공모에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확보한 1조4600억원으로 첨단 GPU를 구매하고 이를 운용할 클라우드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오는 10월까지 GPU 1만장을 모두 확보해 국내 대학,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 AI 모델 학습용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GPU 소유권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갖지만 선정된 클라우드 업체는 GPU 자원 일부를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GPU는 병렬 처리 능력이 뛰어나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딥러닝과 같은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고성능 GPU일수록 빠른 계산과 AI 모델의 신속한 학습 및 추론 속도를 제공해 AI의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네이버는 국가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사업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AI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을 위해 AI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예산을 대폭 증액해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를 조성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 국민 AI 도구 활용'을 약속하며 국가 대표 LLM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국내 최초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LLM을 자체 개발한 바 있다. 2021년 자체 개발 LLM '하이퍼클로바'를 선보였고 2년 뒤 이를 고도화해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도 공개했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AI 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이 임명되면서 네이버의 소버린(주권) AI 전략도 힘을 받고 있다. 소버린 AI는 각 국가가 자체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AI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하 수석은 지난달 30일 발간된 저서 'AI 전쟁 2.0'에서 "2030년까지 50만장 규모의 최신 AI 반도체를 확보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되, 운영은 역량 있는 민간 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각 세종'을 보유·운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