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8384_683608_5510.png)
IT·게임업계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선점하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이나 미국 달러화 등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법제화 및 민간 개방이 이뤄져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7일 IT·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페이는 출범 10주년 기념 'Npay 미디어데이 2025’를 열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네이버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되고 참여할 수 있다면 네이버페이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의 강점으로는 △3000만명이 넘는 사용자 △연간 130억건, 분당 2만5000건까지 처리 가능한 결제 인프라 △외부 결제 비중이 50% 이상인 네이버페이 포인트 생태계 등을 꼽았다. 또한 웹3 기반의 디지털 자산 지갑인 'Npay 월렛'을 구축해 안정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입증했다.
박 대표는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고 비금융회사 중심으로 운용되는 상황이 온다면 포인트 지급 등이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코인으로 대체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네이버페이는 그런 것들을 효율적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18건(PKRW, KKRW, KRWK, KRWP, KPKRW, KRWKP 등)의 상표를 출원하며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의향을 드러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선불충전금 규모가 가장 큰 것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페이는 5919억원의 선불전자지급수단 잔액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네이버페이(1576억원), 토스(1375억 원) 대비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담보 자산을 보유한 만큼 운용수익을 더 낼 수 있다. 담보 자산 규모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셈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써쓰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써쓰는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BNB체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를 등록하고 국내에 상표를 출원했다. 이와 함께 USDx, EURx, JPYx 등도 상표 출원해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시사했다. NHN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11종의 상표를 출원했다.
IT·게임업계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을 선점해 새 먹거리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 가치는 2600억달러(약 352조3520억원)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씨티그룹은 오는 2030년 스테이블코인 규모(시가총액)가 최대 3조7000억달러(약 5013조5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가치보다 14배 넘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나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정부 정책과 맞물려 법 제도화와 함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의 민간 사업자에게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제도적 기반이나 로드맵조차 없다"고 했다.
또한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에 의구심을 표하며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화폐로서의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규제가 없어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급격한 환매가 이루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은행도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준비자산에 관한 신뢰가 훼손될 경우 디페깅(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연동 자산의 가치와 괴리되는 현상)과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하면서 '코인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이 경우 단기자금시장 충격, 은행 유동성 리스크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