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루이뷔통 쇼핑백을 든 쇼핑객.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656_688662_1926.jpg)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오프라인 매출이 5년 만에 처음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유일하게 백화점만이 소폭의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소비 위축 속에서도 해외유명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명품 소비는 견조하게 유지되며 백화점 매출을 떠받쳤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0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13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하며 2020년 코로나 충격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대형마트(-1.1%), 편의점(-0.5%)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전체 하락세를 주도했다.
백화점은 0.5% 성장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6월 한 달 기준으로도 전체 오프라인 매출이 -1.1% 감소한 가운데 백화점만 점포당 매출 436억 원(+4.3%), 구매단가 12만 원대(+3.2%)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성장세를 견인한 핵심은 '해외유명브랜드' 등 고가 소비 품목이었다. 실제로 2025년 6월 기준 백화점 매출 비중을 보면, 해외유명브랜드가 전체의 35%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소비 패턴이 고가 소비층 중심으로 쏠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상품군별 증감률에서도 해외유명브랜드는 1.3% 상승을 기록해 전체 백화점 상품군 중 유일하게 꾸준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이외의 대부분 품목(여성복·잡화·스포츠 등)은 2~5% 수준의 감소를 나타냈다.
이 같은 현상은 소비 양극화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대중소비 품목이 부진한 가운데 명품 소비만 선방하는 구도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반복되는 전형적 양상이다.
또한 6월 기준 오프라인 유통의 전체 구매건수가 3% 감소한 반면 구매단가는 2% 증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소비 횟수는 줄되 고가품 위주로 집중하는 '선택적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이를 유통산업 구조 변화의 징후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구조적 역성장 국면에 진입한 반면, 백화점은 명품 소비층에 특화된 전략으로 '틈새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백화점 구매건수는 -4.0%로 줄었지만, 1인당 구매단가는 12만2403원으로 전년보다 약 3200원 증가했다. 점포당 매출도 436억 원으로 상승해 구매질(단가) 상승이 수익을 견인한 대표 사례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명품 소비의 견조한 흐름이 백화점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내수 기반 전반의 건강성에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실제 전체 구매 건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가품 구매가 매출을 떠받치는 구조는 '선택된 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의 증가는 백화점 수익에는 분명한 긍정 요인이지만 내수 기반이 특정 계층에만 편중된 구조는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책적으로도 중산층 이하의 보편적 소비 여력을 회복시키는 방향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유사한 우려가 감지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명품 소비 수요가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에 지나치게 집중된 포트폴리오는 중장기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명품 카테고리를 주력 축으로 삼되, 중저가 실속형 브랜드 및 지역 상권 특화 매장 확대 등 '양극화 대응형' 유통 전략을 동시에 전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