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투어의 티메프 보상포인트 접수 방법 및 지급 안내 공지. 해당 공지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원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신뢰 회복을 추진하는 일환으로, 상세한 절차와 혜택 조건이 소개돼 있다. [출처=교원투어 홈페이지 캡처]
교원투어의 티메프 보상포인트 접수 방법 및 지급 안내 공지. 해당 공지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원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신뢰 회복을 추진하는 일환으로, 상세한 절차와 혜택 조건이 소개돼 있다. [출처=교원투어 홈페이지 캡처]

국내 여행산업의 유통 구조가 소비자 피해 사태를 반복적으로 양산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원그룹의 여행 담당 계열사 교원투어가 업계 최초로 피해자 보상에 나서 기존 틀을 깨고 대안으로 부상할 지 관심을 모은다.

3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교원투어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재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50억원 상당의 포인트 보상 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업계 내 최초의 민간 자율 보상 사례로, ‘플랫폼·여행사 분리 구조’로 인해 실질적 피해가 방치된 소비자에게 처음으로 손을 내민 조치다.

지난해 여름 발생한 이른바 티메프 사태는 여행 플랫폼이 중개만 하고, 실질적 운영과 책임은 여행사에 떠넘기는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여행객들은 플랫폼을 통해 결제했지만 업체 간 정산 구조와 파산 위기로 인해 환불은 수개월 간 지연되거나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여행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환불·취소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지지 않으면서 ‘유통은 플랫폼, 책임은 여행사’라는 왜곡된 구조가 소비자 피해를 확산시킨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티메프 결제 대행사 한국정보통신 이용 피해자 모임이 지난해 9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한국정보통신의 환불과 해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티메프 결제 대행사 한국정보통신 이용 피해자 모임이 지난해 9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한국정보통신의 환불과 해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그 결과 고객은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책임 공백'에 놓였고, 이는 여행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급격히 약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교원투어가 시행하는 보상은 직접적인 법적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첫 자율 보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회사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재결제한 고객을 중심으로 포인트를 지급하며,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참여 후 취하한 경우에 한해 보상을 진행한다. 이는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우선한 ‘선 신뢰 회복, 후 구조 개선’ 방식으로 해석된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단순 유통 플랫폼 중심의 여행상품 구조에서, ‘책임 있는 여행사 직판 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교원투어는 보상 수단으로 자사 통합 멤버십 플랫폼(K-멤버스몰)을 활용함으로써 고객 보호는 물론, 충성도 기반 유통 구조까지 아우르는 자생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보상은 티몬의 회생계획안이 법원에서 강제 인가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법적 절차와 별개로 업계가 먼저 책임의 기준을 새롭게 설정한 사례로 남게 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중심 구조에서 발생한 반복적인 피해에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문제였던 만큼 이번 교원투어의 선제 보상은 여행 산업 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라며 “단순히 소비자 신뢰 회복을 넘어서 앞으로 유통과 서비스 책임이 일치하는 시스템 정비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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