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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보기술(IT)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최근 4년간 G7 국가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기술 도입 지연과 시스템 내재화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며, 일본의 디지털 경쟁력에 대한 구조적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4일 일본생산성센터 발표를 인용해 "2023년 기준 일본 IT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2019년 대비 13%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생산성은 노동자 1인당 창출한 부가가치로 산출되며, 매출에서 투입 비용을 제외한 순부가가치로 정의된다.

같은 기간 미국과 영국의 IT 산업 노동생산성은 각각 27%, 9% 증가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역시 상승세를 기록했다. 독일과 캐나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인 국가는 일본이 유일했다.

생산성 하락의 배경에는 투자와 인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정체된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후지쓰, NEC, NTT 등 일본 대표 IT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인력 채용과 기술 투자를 확대해 왔다. OECD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일본 IT 산업 종사자는 235만명으로, 2019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부가가치는 고작 5%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일본 IT 산업이 첨단 기술 전환에 실패한 점을 결정적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도입이 늦어졌고, 시스템 개발 및 운영의 내재화보다는 외주 의존이 심화된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 IT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의 표준화된 인프라를 자사 내부 기술 인력을 통해 개발·운영하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여 왔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외부 IT 업체에 시스템 구축을 맡기는 방식에 의존해 왔으며, 이로 인해 개발 속도는 늦고 비용은 높아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IT 산업은 핵심 기술의 내재화보다는 외부 공급망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결과적으로 해외 첨단 IT 서비스 기업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면서 디지털 적자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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