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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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기업대출을 강화하겠다는 일성에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줄었다. 우량 대출 중심으로 리밸런싱 한 결과다. 하반기에도 '기업금융 명가' 타이틀을 이어가기 위해 자본비율 관리와 자산 건전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2분기 말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총 잔액은 179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4%, 전년 대비로는 3.6% 줄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한 감소세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26조10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7조3350억원) 감소했다.

중기 대출 중에서 소호대출은 44조963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9.4% 줄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0.9% 늘었다. 

중기대출 잔액이 줄어든데는 우리은행이 타행 대비 부동산 임대업 관련 대출이 높은 만큼 리밸런싱이 불가피해서다. 부동산 임대업자들의 대출은 중기대출에 들어가는데 최근 몇년 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이슈가 많았던 만큼 비중 조절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최근 경기 부진 우려 등으로 인해 우량자산 비중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23년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우량여신 비중은 89.2%에서 지난해 85.9%로 떨어지다가 올해 상반기 84.5%로 내려왔다. 여전히 양호한 수치로 여겨지긴 하지만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낸 만큼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중에서 신성장 산업 중심의 제조업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약을 통해 보증서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정부 육성산업 등 관련 정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대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상향하고 있다. 작년 말 24.1%에 달하던 제조업 비중은 올해 1분기 25.1%에서 상반기 기준 25.9%로 순증했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위기기업선제대응 ACT' 를 만들어 상호관세 피해 기업 대상 금리 지원을 강화하고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총 10조원이 넘는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우량대출 중심의 리밸런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 차원에서다. 기업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위험가중자산(RWA)이 높아 대출을 더 많이 늘릴수록 자본비율에 악영향을 준다. 기업대출 중에서도 중기대출은 자본 관리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기업대출 확대 등 생산적 투자를 위해 RWA 제도 개편에 나서긴 했지만 우리금융의 경우 동양생명 조건부 인수 등 영향으로 지속적인 자본비율 관리와 자산 효율화가 필요하다. 상반기 우리금융의 상반기 CET1 비율은 12.76%로 목표치를 조기 달성했지만 절대 수치는 다른 지주들 대비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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