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하나은행]
[출처=하나은행]

하나은행의 저금리성 예금이 120조원을 넘어섰다. 전통적으로 저금리성 수신 비중이 낮았던 하나은행이지만 생활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한 자금 조달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핵심저금리성 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합한 저금리성 예금이 올해 2분기 기준  12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118조9000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말 지난해 말 119조6000억원에 달했고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저금리성 예금 규모와 비중이 다른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단자회사에서 시작한 만큼 점포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2분기 하나은행의 저금리성 예금 비중은 37.3% 수준으로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40%가 넘는다. 

저금리성 예금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가 낮아서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는 수단이다. 낮은 비용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여신을 운용 하면 더 높은 순이자마진(NIM)을 확보할 수 있다.

금리 하락 등으로 이자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시중은행들은 저금리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임베디드 금융에 뛰어 드는 추세다. 임베디드 금융은 금융사가 비금융사의 플랫폼, 시스템 등에 금융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으로, 잠재 고객층을 확보하고 저원가성 예금을 늘릴수 있는 방법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호실적에도 저금리성 예금의 역할이 적지 않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2분기 NIM은 1.73%으로 전분기 대비 4bp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소비트렌드를 읽고 생활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빠르게 늘렸다. 2022년 선보인 네이버페이와 함께 내놓은 수시입출금 통장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이 흥행하면서 그 기반이 됐다. '네이버페이머니 하나통장'은 출시 5개월 만에 50만좌를 완판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당근마켓의 간편 송금 및 결제 시스템을 전담하는 당근페이와 '당근머니 하나통장'도 선보였다. 당근페이 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연 금리 3%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상품이다. 지난달 하나카드는 당근페이 안심결제 수수료 무료 프로모션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행 플랫폼 기업 놀유니버스(야놀자)와 '여가 플랫폼 기반 디지털 금융서비스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플랫폼 효과로 인해 하반기 하나은행의 저금리성 예금 잔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러 비금융권 기업과 협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오프라인 지점 등 전통적인 영업망은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은행들은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저금리성수신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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