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출처=연합]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출처=연합]

엔비디아가 성능을 낮춰 설계한 H20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에 다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미 상무부가 최근 해당 제품의 수출 허가 발급 절차에 착수하면서 약 3주간 멈춰 있던 중국향 판매가 재개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은 엔비디아에 H20 칩의 대중국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해당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으나 지난달 정책을 수정해 수출 재개를 허용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중국이 자체 AI 칩 개발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기술 경쟁에서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정책 선회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4년 전 95%에서 최근 50%로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 논의와 H20 칩 수출 허용이 맞물려 협상 카드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출 허가 발급이 지연되면서 지난달 정책 전환 이후에도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이틀 만에 상무부가 허가 발급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회동하며 친분을 쌓았고 지난 5월에는 중동 순방에 동행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십만 개의 엔비디아 첨단 AI 칩을 공급하는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켰다. 다만 그는 H20 칩 수출 금지 조치 당시 “수출 규제는 오히려 중국 기업만 더 강하게 만드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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