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글로벌 전기차 기업과의 대규모 공급계약 소식에 힘입어 11개월 만에 ‘7만전자’ 고지를 회복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222_688150_3646.jpg)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기차 기업과의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 소식에 힘입어 11개월 만에 ‘7만전자’를 회복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AI 반도체 생산을 맡기며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체질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83% 상승한 7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7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840억원, 254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7.6%에 해당하는 규모로, 계약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오는 2033년 12월 31일까지다.
다만 구체적인 고객사나 공정 내용은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머스크 CEO는 “삼성전자의 텍사스 공장이 테슬라의 AI6 칩 생산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은 165억달러 수준이지만, 그 전략적 중요성은 과장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밝혔다. [출처=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SNS]](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222_688153_3831.jpg)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이번 계약이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 ‘AI6’ 생산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삼성전자의 텍사스 신공장이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며 “계약금은 165억달러(약 22조원)지만 향후 규모는 수배 확대될 수 있다”고 적었다.
업계는 이번 수주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에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난 수년간 TSMC에 밀려 고객사 확보에 고전했던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신공장을 기반으로 재반등 기회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6년 내 테일러 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2·3나노급 초미세공정을 적용해 AI 반도체, 자율주행용 칩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가 2나노 이하 선단공정 수주에 성공했다는 의미”라며 “파운드리 매출이 연간 1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파운드리 부문에서 저조한 가동률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만 TSMC가 글로벌 점유율 67.6%(올해 1분기 기준)를 기록하며 독주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7.7%로 전 분기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금액보다도 공장 가동률 회복과 기술 신뢰도 회복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단공정 수주라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파운드리 부문에 실질적인 신호를 준다”며 “수익성 확보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분기별 실적 개선 흐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222_688154_3857.jpg)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과의 추가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차량용 AI 반도체, 엣지 컴퓨팅 칩,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 등 신성장 영역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입지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은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삼성의 북미 전략 중심축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대규모 설비 투자와 함께 텍사스 오스틴, 테일러 등을 거점으로 AI·차량용 칩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이후 현지 생산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테슬라·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설계 기반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