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마트 사옥 모습 [출처=연합]
쿠팡·이마트 사옥 모습 [출처=연합]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유통 공룡’ 쿠팡과 이마트가 나란히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공격적인 가격 전략과 서비스 혁신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불황 속 대형사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온라인·해외 신사업 확장’, 이마트는 ‘오프라인 경험 혁신’, 네이버는 커머스 중심 인공지능(AI) 플랫폼 전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중소형 유통 플랫폼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중소형 유통 플랫폼과 격차는 실적으로 증명됐다. 쿠팡은 2분기 매출 11조9763억원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09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매출은 10조3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성정했다. 신선식품 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고, 활성 고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217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습 속에 호실적을 거두면서 쿠팡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커머스는 가격 경쟁력은 쿠팡보다 높지만, 품질·안전성 논란이 발목을 잡으면서 결국 쿠팡에 국내 이커머스 주도권을 내준 셈이다.

네이버의 공세도 매섭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은 8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해선 9.3% 상승한 수치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앱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매출 상승을 주도했다. 또 멤버십과 N배송 경쟁력 강화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인에선 이마트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16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다. 2분기 흑자는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상반기 기준 이마트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2579억원, 1809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351% 증가했다.

이마트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4조290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6억원 증가하면서 흑자전환했다. 이마트는 이번 실적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통합매입’을 통한 원가절감과 가격혜택 등 고객 중심 재투자로 고객 수를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점포 리뉴얼 효과도 누리고 있다. 리뉴얼을 단행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의 매출과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82% 증가했다. 스타필드 마켓 킨텍스점도 오픈 시점부터 한 달간 매출과 방문객 수가 각각 전년 동기보다 39%, 67% 늘었다.

이마트는 하반기에도 압도적인 가격 우위 확보를 통한 차별화 상품 확대, 신규 포맷 매장 리뉴얼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같이 쿠팡과 이마트, 네이버의 선전이 유통업 전반에 양극화를 가속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기 불황 속에 소비자들이 가격·서비스 경쟁력이 높은 대형사로 몰리면서 중소형 유통업체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온라인·해외 신사업 확장, 이마트는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강화로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가격 투자와 서비스 혁신을 지속하는 기업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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