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무라타 홈페이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546_690853_246.png)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1위 일본 무라타가 설비 투자를 늘리며 점유율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급성장이 예고된 차세대 MLCC 시장 선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각 반도체에 필요한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기존 IT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서버, 전기차,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자율주행 등 미래 첨단 산업에서 역할과 비중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AI 서버의 경우 MLCC가 서버 1대당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 탑재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무라타가 2026년 3월기(2025년 4월~2026년 3월) 설비투자액을 전기 대비 50% 늘린 2700억엔으로 늘린다고 보도했다.
무라타는 시마네현 이즈모시 공장에 470억엔을 투자해 10층 규모의 MLCC 신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완공 시 회사 최대 규모 건물이 된다. 무라타는 2700억엔을 이즈모시 외에도 중국·태국·필리핀 등 MLCC 글로벌 생산거점 증설에 투입한다.
무라타는 오는 2030년 AI 보급 확대에 따라 전자부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향후 3년간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MLCC 점유율을 현재보다 3%포인트 높은 43%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닛케이에 따르면 무라타는 약 2조엔(18조8766억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서 금액 기준 약 4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카지마 노리오 사장은 "향후 3년간 이익을 약 2% 희생하더라도 볼륨존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무라타가 최근 부진한 실적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은 후발주자의 성장을 견제하고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삼성전기를 비롯해 대만, 중국 등 업체들이 무라타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어 무라타의 MLCC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일본 업체들은 반도체, LCD 등 산업에서 아시아 경쟁업체에 추월당한 경험이 있다. 규모에서 밀리고 품질에서도 뒤처지는 역사가 반복돼 왔다.
야스다 히데키 도요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라타는 MLCC에서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선제 투자를 계속하지 않으면 경쟁 업체의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무라타의 이번 선제 투자가 AI 서버·전장용 등 차세대 MLCC 시장 경쟁 심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 MLCC 목업과 MLCC로 만든 모래시계.[출처=삼성전기]](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546_690857_329.jpg)
MLCC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삼성전기는 IT 중심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AI 서버·전장용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 개발 역량을 최대 70%까지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MLCC 시장에서 무라타, 다이요 유덴, TDK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AI 서버용 MLCC에서는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는 수원과 부산사업장에서 MLCC 연구개발 및 원료 생산 등을 담당하고 중국 톈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을 대량 양산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MLCC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필리핀 공장 증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