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559_690872_1942.jpg)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저성장 고착화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며 취임 일성으로 ‘혁신금융’을 선언했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 시장 불공정 행위 무관용, 부동산 PF 부실 정리, 가계부채 안정, 소비자 보호 강화 등 5대 감독 방향을 내세워 금융 질서 재정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각오다.
이 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중차대한 시기에 금융감독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책임의 무게를 한층 크게 느낀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수출주도형 산업 모델로 압축성장을 이뤘으나 저성장 고착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모방·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창의적 아이디어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국가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고 자본시장의 자금 공급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험자본 공급펀드와 중소기업 상생지수를 도입하고, 금융권이 AI와 디지털 자산 등 신기술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도 주요 과제다. 그는 최근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고, 주가조작·독점지위 남용 등 불공정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에는 주주가치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 체계 확립을 주문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해소 역시 핵심 현안으로 꼽았다. PF 잔존부실을 조속히 처리하고 정책금융과 연계해 우량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한편 여신심사 강화와 시행사 자격 요건 보완 등으로 재발을 차단하겠다고 했다.
금융안정 유지와 취약계층 지원도 강조했다. 가계부채 총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부채와 주택가격 간 악순환을 끊고, 채무조정 활성화와 대출부담 경감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보호 기능 강화도 빼놓지 않았다. 소비자보호처 업무체계를 혁신하고 금융권의 소비자보호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며 필요 시 감독·검사 권한을 적극 활용해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범죄에 대해서는 수사당국과 긴밀히 공조해 강력 대응할 뜻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국제사회가 한국을 인구 감소와 저성장의 대표 사례로 꼽지만, 국민의 창의력과 집념, 위기 극복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그 힘을 뒷받침해 위기를 넘어 혁신적 도약을 완성하는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1964년 4월 17일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사대부고와 서울대 법과대학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했으며, 군법무관 복무를 마친 뒤 1992년 변호사로 개업해 서울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찬진법률사무소를 비롯해 서원합동·해람합동·제일합동법률사무소 등에서 변호사로 근무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위원장을 지냈다. 아울러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민간위원과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 분과장을 역임했다. 취미는 테니스이며 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