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C가 건조한 LNG선 [출처=CSIC]
CSIC가 건조한 LNG선 [출처=CSIC]

중국이 국영 조선기업 1·2위인 중국선박그룹(CSSC, 中国船舶集团)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中国船舶重工集团)을 합병해 총자산 77조원 규모의 초대형 조선사를 출범시킨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CSSC와 CSIC는 13일부터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합병 절차의 최종 단계에 들어갔다. 이번 합병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를 넘어 중국 조선산업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빅뱅’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의 자산과 인력을 합치면 총자산이 약 4000억 위안(한화 약 77조원)에 달한다.

두 회사의 합병 규모는 1151억5000만 위안(약 22조원)으로, 중국 A주식 시장 사상 최대 규모다. 합병 후 연간 매출은 약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두 회사의 신규 수주 물량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7%를 기록했다.

두 기업의 역할 분담도 시너지의 핵심이다.

CSSC는 상선, 특수선, 민간 해양설비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CSIC는 군함·잠수함·해양플랜트 등 방위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합병 이후에는 민수·군수 부문이 통합돼 연구개발(R&D)과 생산 역량이 한층 강화된다. 이를 통해 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항공모함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이번 합병은 지난 2019년부터 계획됐으며, 올해 마무리되는 배경에는 ‘제14차 5개년(2021~2025년)’과 ‘제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이 맞물려 있다.

14차 5개년 계획은 전통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15차 계획에서는 친환경 연료 추진 기술, 자율운항 선박,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개발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CSSC와 CSIC의 합병은 한미 조선 연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마스가(MASGA·Mega-scale Ammonia and Shuttle Gas Carriers)’ 전략 아래 방산·상선·MRO(정비·수리·운영) 분야에서 협력을 구상 중이다. 중국이 이번 합병으로 민군 융합형 조선산업 체제를 완성하면, 글로벌 조선·해양플랜트 시장에서 기술·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CSSC와 CSIC는 모두 중국 국영 조선사로, 이번 합병은 산업 육성 후 통폐합을 통한 효율성 극대화를 노린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그간 한국이 우위를 점해온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