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9이 품질 점검을 받는 모습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767_691124_816.jpg)
현대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미국 관세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단 수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부진했던 내수 공략은 전기차에 투입에 집중하면서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베트남 등에 신규 자회사를 설립한 현대차는 향후 신대륙 공략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상반기 승용(세단) 부문 수출액은 5조7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9.7% 급감한 것이다. 반면 RV(SUV) 부문 수출액은 13조3397억원으로 8.9% 늘었다.
SUV 수출을 늘려 미국 관세 영향을 최소화한 셈이다. SUV가 세단 대비 평균 판매가가 높고, 마진율도 높아 관세 대응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관세가 차량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제조사는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마진율이 높은 차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세단은 SUV 대비 판매가가 낮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제조사가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세단 수출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현대차를 비롯해 포드, 제너럴 모터스 등 여러 제조사가 SUV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는 전략을 채택 중이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에 따라 현대차의 1대당 RV 판매가격(평균)은 처음으로 75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7388만원이었던 RV 판매가는 상반기 기준 7544만원으로 2.1% 상승했다.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이라기보다는, 연식변경 모델 출시 등 영향으로 신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자연스레 판매가도 오른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트럼프발(發)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린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연산 36만대 규모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의 상반기 가동률은 99.6%에 달했다. 지난해 말 준공한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1분기 가동률이 54.7%(1만4176대)에 불과했는데, 2분기 72.6%(3만7314대)로 급증했다.
또한, 현대차는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내수 진작에 힘썼다. 이에 상반기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35만5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가 앞선 해보다 59% 뛰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긍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과 한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는 상반기 판매가 다소 부진했다. 핵심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은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현대차의 상반기 판매는 7.7% 감소한 28만6000대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 압박으로 경기가 침체된 유럽 시장에서는 3.5% 줄어든 27만5000대가 팔렸다. 신차 출시 등 판매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당반기 모셔널과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의 영업손실은 각각 2346억원, 992억원, 2612억원으로 집계됐다. 선제적 투자 성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적자가 지속된다면 향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현대차 역시 신시장 개척을 통해 신규 수입원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모빌리티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에 'HYUNDAI CONNECTED MOBILITY MIDDLE EAST AND AFRICA INFORMATION TECHNOLOGY L.L.C(HCMMEA)'를 신규 출자했다. 자동차 판매 중개 회사에 이어 서비스 자회사까지 설립한 것이다.
또한 베트남에는 자동차 부품 생산 및 판매 자회사 'HYUNDAI THANH CONG VIETNAM ENGINE MANUFACTURING Co., Ltd (HTEMV)'를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 합작법인 ‘HTMV’를 설립한 데 이어 2022년 9월에는 HTMV 2공장을 준공하는 등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규 자회사 설립을 통해 아세안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프랑스에 레이싱팀 운영을 위해 'Hyundai Motor Group Racing S.A.S.(HMGR)'을 추가 설립했다. 향후 모터스포츠 관련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