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007_691394_5323.jpg)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본딩'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복합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뒤로 밀리는 모양새다. 높은 기술적 허들, 사업성 문제, 기존 기술의 발전 등이 맞물리면서 HBM4(6세대 HBM)는 물론 그 이후 세대에서의 적용 여부조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D램 칩과 칩 사이의 범프를 없애 직접 적합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TC-NCF(열압착-비전도성 필름)라는 기술을, SK하이닉스는 MR-MUF(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나, HBM의 단수가 증가하고 점차 더 얇아지면서 메모리 3사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준비 중이다.
20일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4용으로 하이브리드 본딩과 기존의 TC-NCF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도 "하이브리드 본딩 연구개발에 진척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많아 HBM4에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HBM4E나 HBM5에서의 적용 여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네덜란드 장비사 베시의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1~3개 라인에 도입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베시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하지만 도입된 장비가 HBM용이 아닌 로직 반도체용이라는 점과 높은 단가가 양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는 기존 TC 본더 대비 3배 이상 비싸고 부피도 크며, 쓰루풋(일정 시간 동안 장비가 처리할 수 있는 웨이퍼의 양)도 낮아 양산까지는 무리"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차세대 적층 기술인 하이브리드 구리 본딩과 관련, 최근 고객사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 주요 고객들과 양산 고려한 기술 협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적용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2027년 이후 본격 시작…'대체 기술·두께 기준'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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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027년 이후부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TC 본더의 기술 발전도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표준 설정이 될 전망이다.
당초 업계는 HBM4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가 HBM4 제품의 두께 기준을 완화하면서 그 필요성이 다소 줄었다. 만약 차세대 제품인 HBM5의 두께 기준 역시 완화된다면, 하이브리드 본딩의 적용 시점은 또 한 번 늦춰질 수 있다.
기존 TC 본더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이다. 또 다른 장비사 관계자는 "양산하는 입장에서는 검증된 기존 공법으로 가는 것이 최고의 솔루션"이라며 SK하이닉스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SK하이닉스도 12단 HBM 제품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다고 했었지만, 기존 MR-MUF 기술을 '어드밴스드 MR-MUF'로 발전시키면서 이를 먼저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플럭스리스 본딩'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하이브리드 본딩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플럭스리스 본딩은 칩을 접착할 때 쓰는 화학물질인 '플럭스' 없이 산화막을 제거해 금속을 직접 깨끗하게 붙이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ASMPT, 쿨리케앤소파(K&S) 등이 로직용 장비를 개발해 판매 중이며, 기술이 더 발전하면 HBM4E나 HBM5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 기술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후공정 장비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4E나 5부터 플럭스리스 본더를 도입하려고 한다"며 "구체적으로 언제 도입을 할지는 4E의 구체적인 설계 디자인이 나온 뒤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하이브리드 본딩을 연구하고 있지만, 기존 패키징 기술 역시 발전하면서 HBM5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