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관계자가 서울 중구 본사에서 신제품 갤럭시Z 폴드7, 갤럭시Z 플립7, 갤럭시 워치8을 소개하고 있다.[출처=김신혜 기자]
삼성전자 관계자가 서울 중구 본사에서 신제품 갤럭시Z 폴드7, 갤럭시Z 플립7, 갤럭시 워치8을 소개하고 있다.[출처=김신혜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매입에 8조원 가까이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엑시노스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모바일 AP 매입액으로 7조7899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9.2% 증가한 수준으로, 약 1조7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매입액 규모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전사 실적의 핵심이 된 DX부문 영업이익 8조476억원과 거의 맞먹는다. 모바일 AP 지출이 DX부문 영업이익과 비슷한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초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5 시리즈에 스냅드래곤 AP가 전량 탑재된 영향이 크다. 당초 갤럭시 S25에는 엑시노스 2500 탑재가 고려됐으나, 수율 문제로 최종 채택되지 않았다.

퀄컴은 이번 AP 제품 가격을 전작 대비 20~3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전년 대비 37.2% 늘어난 4조789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원가 절감을 위해 자사 AP 활용이 절실한 이유는 MX사업부 영업이익률과 경쟁사 대비 수익성 차이에서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MX사업부 영업이익률은 10.1%에 불과하지만, 애플은 자사 AP 활용으로 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제조하는 엑시노스를 활용하면, 퀄컴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동시에 시스템 LSI와 파운드리 부문의 반도체 이익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무적인 점은 엑시노스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엑시노스 2500은 수율 개선을 통해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플립7에 탑재됐다. 삼성 폴더블폰에 자사 AP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 시리즈에도 엑시노스 2600 탑재를 검토 중이다. 다만 일부 모델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CO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엑시노스 2600 평가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내년에도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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