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칩. [출처=삼성전자]
엑시노스 칩.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년 기대작 갤럭시S26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적용키로 하면서 그 성능과 영향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성능·수율 개선에 집중해온 만큼, 이번 모델을 기점으로 엑시노스의 활용 범위를 늘려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결정이 엑시노스를 설계·생산하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나아가 MX(스마트폰) 사업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S26 시리즈에 엑시노스 2600을 최소 15% 이상 탑재하기로 결정하고, 한국과 유럽 등에 공개할 제품의 양산 작업에 들어갔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으로, 통상 스마트폰 생산 3개월 전부터 양산해야 한다. 갤S26 출시 시점이 내년 1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AP 양산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최선단 공정 수율이 안정화되면 탑재 비중은 최대 2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모바일 AP 사업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 정상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갤S26에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와 엑시노스를 병행 탑재한다. 지역별 전략은 기존 S24 시리즈와 유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 및 글로벌 일부 모델에는 엑시노스를, 미국과 중화권 모델에는 퀄컴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성능과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지역별 최적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내부테스트 결과 엑시노스 2600은 애플의 자체 모바일 AP인 'A19 프로' 대비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에 중요한 NPU 성능이 6배 이상 높았다. A19 프로는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17 프로와 프로맥스에 들어갔다. 엑시노스 2600은 A19 프로보다 중앙처리장치(CPU) 멀티코어 성능은 15%, GPU 성능은 일부 벤치마크에서 최대 75%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당초 갤S25에 엑시노스 2500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수율 문제로 철회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2나노 공정 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삼성은 2나노 기반의 엑시노스 2600 양산에 착수했고 지난 7월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차세대 AI6 칩 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파운드리 경쟁력도 입증했다.

엑시노스 확대는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 폭 축소로 직결될 전망이다. 4나노 이상 성숙 공정에서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엑시노스 2600 양산까지 더해질 경우 내년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 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사업(MX) 부문에도 호재다. 올 상반기 S25 시리즈에 전량 퀄컴 칩을 사용하면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7조78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2% 급증한 바 있다. 퀄컴이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엑시노스 비중 확대는 AP 매입액을 줄이는 동시에 MX 사업부 전체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 2600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경우, 파운드리·시스템LSI 부문의 적자 축소와 MX 사업부 수익성 개선이라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삼성의 스마트폰과 반도체 사업 전반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엑시노스 2600 탑재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모바일 AP 원가 절감, MX 사업부 수익성 개선이라는 구조적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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