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칩. [출처=삼성전자]
엑시노스 칩.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2나노 공정을 사용해 제작한 차세대 AP ‘엑시노스 2600’을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최소 15% 이상 탑재한다. 최선단 파운드리 공정이 개선될 경우 물량은 25%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이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에 엑시노스 26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함께 탑재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에 퀄컴을 최소 75% 이상 탑재하기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시노스는 적어도 15% 이상 들어갈 것”이라며 “25%까지 사용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지역·제품별 중 어느 방식으로 이원화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글로벌·한국 모델에는 엑시노스를, 미국·중화권에는 퀄컴을 채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지역별로 AP 탑재를 달리하면서 이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도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하려 했으나, 성능 및 수율 문제로 인해 전량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넣었다.

상황은 올해 초부터 나아지기 시작했다. 엑시노스 2600을 제작할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수율이 빠르게 개선됐고, 지난 7월 테슬라와 차세대 칩 ‘AI6’를 생산하는 약 23조원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운드리 경쟁력이 살아났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2나노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 2600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엑시노스의 탑재 물량은 최대 2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갤럭시 S25 시리즈.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면서 파운드리·시스템LSI(반도체 설계) 사업부가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 엑시노스 2500이 양산되지 못하자 파운드리고 가동률은 하락했고, 파운드리 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부터 조단위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4나노 이상 성숙 공정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가동률이 올라가고 있고, 엑시노스 2600까지 양산되면서 내년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MX(스마트폰) 사업부 또한 고가의 퀄컴 칩 비중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갤럭시 S25 시리즈에 퀄컴 칩을 전량 탑재되면서 상반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은 7조7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다.

퀄컴이 성능과 원가 비용을 이유로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어 삼성전자에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에 다시 엑시노스가 들어갈 경우, AP 매입액이 줄어 MX 상업부 전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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