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Airbnb)의 ‘선예약 후결제(Reserve Now Pay Later)’는 소비자에게는 선택권 확대, 플랫폼에게는 예약 전환율 제고라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결제 안정성과 취소 관리라는 숙제가 따라붙는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출처=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Airbnb)의 ‘선예약 후결제(Reserve Now Pay Later)’는 소비자에게는 선택권 확대, 플랫폼에게는 예약 전환율 제고라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결제 안정성과 취소 관리라는 숙제가 따라붙는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출처=에어비앤비]

세계 최대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가 숙박 예약 시 즉시 결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선예약 후결제(Reserve Now Pay Later)’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 기능은 예약 단계에서 비용 부담을 덜고 체크인 72시간 전까지 결제하면 예약이 확정되는 구조다.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 시장에서 결제 유연성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에어비앤비의 이번 시도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여행·핀테크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도는 올해 하반기 미국 내 ‘유연·중간 취소 정책’이 적용된 숙소에서 먼저 시행되며 이후 글로벌로 확대될 예정이다. 에어비앤비는 기존 ‘에어비앤비 약관’과 ‘결제 서비스 약관’을 보완하는 별도의 ‘선예약 후결제 약관’을 마련했고, 상충될 경우 해당 약관이 우선 적용된다.

게스트가 해당 옵션을 선택하면 플랫폼은 결제 금액과 기한을 안내하며, 에어비앤비 페이먼츠가 지정 결제 수단으로 체크인 72시간 전까지 자동 청구한다. 기한 내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예약은 자동 취소되고, 환불 여부는 호스트 환불 정책을 따른다.

숙박 요금이 변경돼 금액이 늘어날 경우 일부를 즉시 추가 결제해야 하며, 결제가 거절되면 72시간 내 대체 결제를 요청하며 미이행 시 취소 권한은 에어비앤비에 있다.

글로벌 OTA 경쟁사들도 다양한 결제 유연성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부킹닷컴은 숙소 현장 결제(Hotel Collect)와 플랫폼 선결제(Booking Collect)를 병행하며 일부 시장에서는 Klarna·Affirm·PayPal Credit 등과 제휴해 할부와 BNPL(분할결제) 옵션을 제공한다.

다만 청구 시점과 취소 규정은 숙소별 정책에 크게 의존한다. 익스피디아 역시 선결제(Expedia Collect)와 현장 결제(Hotel Collect) 모델을 운영하고, 북미 지역에서는 Affirm 등과의 협력으로 ‘페이 오버 타임(Pay Over Time)’을 지원한다.

에어비앤비와의 차이는 체크인 72시간 전이라는 표준화된 청구 시점에 있다. 경쟁사 모델이 제휴 금융사 승인이나 숙소 정책 등에 따라 파편적으로 작동하는 반면, 에어비앤비는 플랫폼 약관과 결제 시스템을 통해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강제한다는 점이 다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를 두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는다. 예약 시 결제 부담이 줄어 전환율(Conversion Rate)이 높아지며, 미리 결제하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으로 예약 건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반면 체크인 직전 대량 결제가 몰리면서 결제 게이트웨이 피크와 카드 한도 문제로 결제 실패와 취소율이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호스트 입장에서는 현금 유입 시점이 늦춰지지만 에어비앤비가 원래 체크인 이후 정산 구조를 기본으로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예약 확정성(Commitment)이 낮아지는 만큼 플랫폼 차원에서 노쇼(예약 부도)와 취소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히 결제 시점 유예가 아니라 OTA 결제 경험의 표준화라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한다.

한 여행·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도 후불·할부 결제 모델은 있었지만 플랫폼 차원에서 ‘D-3 자동 청구’를 제도화한 것은 에어비앤비가 처음”이라며 “실질적인 경쟁력은 막판 결제 실패와 취소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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