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의 기업공개(IPO)는 단순한 자본시장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여행산업이 패키지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성장주, 소비자에게는 더 다채로운 여행 경험의 시작, 여행업계에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출처=마이리얼트립]
마이리얼트립의 기업공개(IPO)는 단순한 자본시장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여행산업이 패키지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성장주, 소비자에게는 더 다채로운 여행 경험의 시작, 여행업계에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출처=마이리얼트립]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기업 마이리얼트립이 기업공개(IPO)에 시동을 걸었다.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며 본격 준비에 나섰다. 여행업계는 이번 마이리얼트립의 IPO를 단순히 하나의 기업 상장이 아닌, 국내 여행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가늠할 중대 분기점으로 본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여행사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오프라인 패키지 기반의 전통 여행사들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자유여행과 개별여행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는 순수 온라인 기반 플랫폼 기업은 아직 없었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번 IPO 추진으로 ‘국내 1호 OTA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상장 이벤트를 넘어 여행산업이 패키지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해 매출 89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4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1억원을 올리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7월 누적 거래액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연말에는 2조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꾸준한 거래액 성장과 흑자 전환이 IPO 타이밍을 앞당긴 결정적 배경으로 읽힌다. 현재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약 1900억원,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는 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IPO를 통해 기업가치 1조원을 넘보는 ‘예비 유니콘’으로 평가받는다.

IPO 이후의 관건은 경쟁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부킹닷컴, 트립닷컴 같은 초대형 OTA들이 이미 막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이 항공권·숙박 예약 서비스를 강화하며 직접 경쟁자로 부상 중이다.

마이리얼트립이 차별화할 수 있는 무기는 ‘현지 가이드와 여행 상품 연결’ 같은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다. 단순 예약 기능을 넘어 여행 경험을 설계해주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요인이다.

투자자들은 마이리얼트립의 IPO를 두고 긍정과 우려를 동시에 내놓는다. 한편에서는 거래액 급증과 흑자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성장세가 가팔라 기업가치 1조원 돌파도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반면 글로벌 OTA에 비해 규모의 열세, 환율·항공료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OTA가 매출과 거래액을 늘려도 수익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여행업계의 구조적 리스크도 여전하다.

마이리얼트립의 IPO는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존 패키지 여행이 정해진 일정·상품을 따르는 방식이었다면 플랫폼 기반 자유여행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고 설계하는 방식으로 이동했다.

특히 MZ세대 여행객은 자신만의 일정·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OTA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IPO 성공은 단순히 기업 가치 상승을 넘어 소비자 맞춤형 여행 서비스의 다양화와 고도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온라인 전업 여행 플랫폼이 없다는 점은 기회이자 리스크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준점이 없는 만큼 시장이 어떤 프리미엄을 부여할지 주목된다”며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후 다른 OTA 기업에도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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