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엔켐 공장 전경 [출처=엔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784_692306_5420.jpg)
2차전지 소재 전해액 전문기업 '엔켐'이 태국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와 전기차 업체들이 태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현지 진출에 나서자 중국 사업 거점을 강화할 전략적 교두보로 '태국'을 고려하고 있다.
25일 2차전지 업계에 따르면 엔켐은 태국 공장 신설 검토차 현지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사업성과 리스크 등을 두루 살폈다. 엔켐은 현재 한국(제천·천안), 중국(조장·장가항), 폴란드(브로츠와프), 헝가리(코마롬), 미국(조지아) 등에서 공장을 운영 중으로 태국에는 생산시설을 두고 있지 않다.
엔켐이 신(新) 공장 후보지로 태국을 선정한 데는 다름 아닌 '중국'이 있다. 소위 시장 내 '큰 손'인 중국 기업들이 최근 태국으로 생산 거점을 확장하면서 현지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이 생겼다.
앞서 태국 정부는 '전기차 제조 허브' 목표 아래 지난 2023년 11월 EV3.0의 연장선인 EV3.5(2024~2027) 정책을 발표했다. 기업들의 태국 내 생산 여부에 따라 관세 감면과 보조금 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태국 정부는 인센티브 정책 등을 통해 4년 이내 28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태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추진에 중국 업체들의 현지 시장 진출도 활발해졌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은 태국에서 36억 밧(약 1537억원)을 투자한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지난해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BYD'도 태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제조사를 보유한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태국 투자를 고심하게 만드는 요소다.
중국의 경우 전 세계 전해액 사용량 기준 약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 세계 최대 전해액 시장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전해액 사용량이 올해 161만톤에서 오는 2030년 274만톤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켐은 중국 로컬 2차전지 시장 상위 20위 기업 중 6개사에 전해액을 공급 중으로, 최근에는 이차전지 제조사 중치신능(전 Lishen)과 올 연말까지 5000톤의 전해액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올 상반기 엔켐의 지역별 전해액 판매비율은 중국이 46%(1만335톤)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북미 시장(45%·1만133톤)이 뒤따랐다.
엔켐 관계자는 "중국 로컬 기존 고객사에 전해액 공급을 지속 확대하고 대형 배터리 제조사를 대상으로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중국 고객사의 해외 진출과 연계해 글로벌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엔켐은 내년까지 CATL, BYD 등을 비롯한 중국 15대 배터리사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겠단 목표다. 이를 통해 올해 중국 내 전해액 생산능력(CAPA)을 연간 37만5000톤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또 현재 CATL과 내년 엔-메틸 피돌리돈(NMP) 공급을 목표로 협의 중에 있다.
엔켐 관계자는 "태국 공장 설립을 검토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