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EBN]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EBN]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하루 앞 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또는 동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불안감이 다소 완화됨에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면서도, 가계부채·부동산가격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한은 분위기에 동결 의견도 등장했다.

27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춘 금통위는 7월 회의에서 2회 연속 인하가 아닌 현 수준인 연 2.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리 동결 이유로 낮은 성장세, 부동산 가격 상승세, 가계부채 증가 등을 지목했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운영 방향은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의 인하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금리 인하 여부는 향후 상황 점검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인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내비치면서, 올해 중 금리 인하 방향에 관심이 모아졌다.

28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는 현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인하에 나설지 여부가 결정되는데 금융권에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부동산 대출 규제'를 실행한 뒤 집값, 가계부채 둔화 흐름을 보였는데 안정 여부를 좀 더 확인하기 위해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나 통화당국의 입장에서는 추세적인 안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해당 지표들이나 상황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당시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와 함께 향후 부동산 관련 정책 및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확인됐다"며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경제전망이 매파적이더라도 금리가 상승할 만한 여력은 낮다"고 내다봤다.

윤지호 BNP파리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지난 6월 가계부채를 통제하기 위해 시행한 거시건전성 조치는 주택 시장 안정에 기여했지만, 현재 상황은 정상화보다는 휴전 상태로 평가된다"며 "한은은 8월이 아닌 4분기에 다음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한 예상과 달리 집값·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나타났기에 8월 금통위 회의에서는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가계대출은 2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6조5000억원), 전년 동월(+5조2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대폭 감소했다"며 "8월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1일 기준 2조5000억원 증가해 전년 동기(8조3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통상 8월은 이사 수요 및 휴가철 도래로 인해 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나 그럼에도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둔화 흐름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0.25%p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컨센서스는 위화감이 든다"며 "지금은 회복에 대한 기대가 지표에 반영되고 있지만 11월 이후 추세적인 회복에 대한 우려나 의심이 높다는 점은 ‘보험성 금리인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에 중소기업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나 기사들이 많이 나왔지만 지난 7월 한은이 발표한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하반기에는 그 어려움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 기업이익 흐름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한은의 금리인하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보는 중요한 이유는 이 약한 고리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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