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출처=HD한국조선해양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6174_692756_5830.jpg)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합병을 통해 해양 방산 분야에서 '초격차' 전략을 본격화한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통합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해양 방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27일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기업결합 심사와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이 공식 출범한다.
이번 재편은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해양방산의 사업 경쟁력을 대폭 향상시키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은 향후 10년간 36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이 예상된다.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Janes)에 따르면 총 2100여 척의 신규 함정 발주가 전망되며, 세계 각국은 해군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통합 HD현대중공업은 2035년까지 방산 부문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통합 법인의 강점은 조선업과 방산 역량의 결합에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갖춘 기업으로, 고도의 기술력을 이미 축적해왔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보유한 중형 도크, 설비, 숙련 인력이 더해지면 다양한 규모의 함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해양 방산 수요를 선점하는 결정적 무기가 될 전망이다.
기술 초격차 확보도 속도를 높인다. 양사의 R&D와 설계 역량을 집중해 신기술 적용을 확장하고 기술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개발 속도를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허브'도 마련한다. 싱가포르에 설립되는 투자법인은 올해 12월 설립 예정으로,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면서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베트남, 필리핀 등 경쟁력 있는 해외 야드를 활용해 벌크선과 탱커 등 중국 조선사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상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는 한편,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효율화할 방침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번 합병은 의미가 크다. 중국과 일본이 이미 자국 조선사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마친 가운데, 한국이 방산 중심의 합병 모델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경쟁국과의 차별성을 확보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은 ‘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며 "통합 법인 출범으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