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뚜렷한 양극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6458_693084_351.jpg)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뚜렷한 양극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쿠팡, 네이버, 컬리 등 일부 강자가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반면, SSG닷컴과 G마켓, 11번가, 롯데온 등 대기업 산하 플랫폼은 줄줄이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라는 악순환에 빠졌다.
시장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일부 기업 중심으로 승자 독식 구조가 본격화하고 있으며, 후발주자들은 핵심 카테고리 강화와 배송 역량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상반기 23조46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2분기 매출만 11조9763억원으로, 1분기(11조4876억원)에 이어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도 443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로켓배송 강화와 신규 상품 50만개 추가, 당일·새벽 배송 주문 40% 이상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덕이었다.
네이버는 3월 출시한 전용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가 안착하면서 커머스 부문 매출이 1조6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늘었다. 컬리 역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기반으로 뷰티, 생활용품, 가전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1조15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창사 10년 만에 첫 반기 흑자를 냈다.
반면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은 뚜렷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은 매출이 2023년 8483억원을 정점으로 2024년 8086억원, 2025년 상반기 7071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고 영업손실도 2021년 334억원에서 올해 491억원으로 47% 심화했다.
G마켓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1년 매출 1조273억원에서 올해 3818억원으로 62.8%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66억원에서 419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월간 이용자 수(MAU) 역시 2021년 655만명에서 올해 611만명으로 줄었다.
11번가와 롯데온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2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 줄었고 영업손실은 19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온은 매출이 548억원으로 4.9% 감소한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 423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을 170억원으로 줄이며 체질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진의 원인을 소비심리 둔화뿐 아니라 사업 구조 조정 과정에서 경쟁력 강화 시기를 놓친 데서 찾는다. 일례로 SSG닷컴은 물류망 확충 계획을 접고 CJ대한통운에 일부 물류센터를 매각했으나, 이 과정에서 시스템 연동에 문제가 생기며 배송 지연·상품 훼손 등 고객 불만이 쏟아진 바 있다.
G마켓은 오픈마켓에서 종합몰로 전환을 시도했지만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기존 고객마저 이탈했다. 브랜드 노후화 문제도 해결되지 못해 UI(사용자 환경) 개편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일단 각 기업들은 하반기 반전을 위해 핵심 카테고리와 배송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SSG닷컴은 뷰티 전문관 ‘SSG.COM 뷰티’를 전면에 내세웠고, G마켓은 신규 셀러 발굴과 특가 기획전을 강화했다.
11번가는 마트 카테고리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하고, 롯데온은 AI 기반 맞춤형 뷰티 앱을 도입해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그러나 업계 전반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컬리가 장악한 시장 구도 속에서 이 같은 노력만으로는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회의적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물류 투자가 필수인데, 이를 뒷받침할 규모의 경제가 부족한 기업은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소수 강자 중심의 독주 체제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