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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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값이 6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이어가며 생활물가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밀가루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걀·인건비·유통비용 등이 겹치면서 소비자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빵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독과점 구도를 근본 원인으로 지적한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8월 빵 물가지수는 138.6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빵값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며 올해 들어서는 6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빵의 주요 원재료인 밀가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2023년 9월 전년 대비 45% 이상 급등했지만,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달걀 가격은 올해 4월 이후 꾸준히 오르며 8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8%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고가 인상 누적과 원재료·인건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유튜버 ‘슈카’가 소금빵과 베이글을 990원에 판매하며 ‘빵플레이션’ 논란에 불을 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가격이 적정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기존 제과점이 과도한 이윤을 남기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 빵값은 상대적으로 높다.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공정위 의뢰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29로 미국(125), 일본(120), 프랑스(118)보다 높았다. 100g당 평균 가격도 한국(703원)이 프랑스(609원), 미국(588원)보다 비쌌다.

보고서는 국내 제빵 산업의 구조적 경쟁 부재를 문제로 지목했다. SPC삼립의 양산빵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양산빵 시장은 2018년 2조8000억원에서 2022년 3조900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 이상 늘며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4월부터 SPC를 비롯한 주요 제과업체들을 상대로 빵·과자류 출고가 인상 과정에서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대한산란계협회가 회원사에 고시가격을 강제해 계란값을 인위적으로 높였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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