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하이닉스]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합의안을 마련한 직후 경력직 채용을 시작했다. 파격적인 보상 체계와 채용이 맞물리며 인재 쏠림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임금인상률 6%와 새로운 '초과 이익 분배금(PS)' 기준을 담은 임금 교섭 잠정 합의안이 노동조합 대의원 투표를 통해 타결됐다. SK하이닉스는 이로써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임금 교섭을 마무리 했다. 

이날 투표는 95.4%의 역대 최고 찬성률로 통과됐으며 SK하이닉스 노사는 오는 5일 임금협상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합의안에 따라 올해 SK하이닉스 직원 1인당 약 1억원의 PS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타결된 합의안은 임금 6% 인상과 PS 상한제 폐지가 핵심이다. 연간 기본급의 '최대 1000%'라는 상한선을 없앴다. 또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년도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는데 합의했다. 성과급 배분 규정은 10년간 유지된다.

이번 합의는 내부적으로 회사 성과의 파이를 키우자는 모티베이션(동기 부여) 효과와 더불어 고성과자에 대한 보상 확대 등 성과주의에 기반한 보상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국내외 이공계 우수 인재를 확보·유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회사의 경영 성과와 개인의 보상 간 직접적 연계를 명확하고 투명한 기준으로 정립함으로써 시스템 경영을 통한 보상의 내적 동기부여를 극대화했고 성과급의 일부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해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보상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윈-윈(Win-Win) 효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성과급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14개 부문 경력직 채용에 돌입했다. 모집 분야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디지털 디자인·상품기획, 시스템 아키텍처, 빌딩 정보 모델링(BIM), 시공, 사업관리, 안전관리, 기반기술, 글로벌 커뮤니케이션(PR), 디지털 팩토리(공장), 경영기획 등이다.

업계는 두 자릿수 이상의 채용 규모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번 성과급 합의가 고급 인력 확보의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관계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성과급 격차 탓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온 만큼 이전부터 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최근 SK하이닉스가 노사 합의를 이룬 직후 삼성그룹 내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포함하는 초기업노동조합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주요 경영진에게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내부에서는 성과급 지급을 두고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성과급 합의 이후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애사심을 적극 드러내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기쁜 마음으로 야근을 다짐하는 SK하이닉스의 직원들의 글이 올라오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성과주의에 기반한 보상 체제를 강화한 만큼 차세대 반도체 인재 유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반도체 산업을 이끌 인재 확보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SK하이닉스가 파격 성과급으로 인재 선점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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