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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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요 계열사 노조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개선' 발표 이후 성과급 제도 개편을 잇따라 요구하며, 그룹 전반으로 그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자, 재계 시선은 성과급 기준 개선 요구가 쏟아지는 삼성전자로 쏠리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 노조는 전날 이재용 회장과 최주선 삼성SDI 대표에게 '삼성SDI 성과급 제도 근본적 개선 요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달했다.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 산정 기준을 현재의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 △실질적 노사협의체 운영 등이다.

노조는 EVA 방식이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하는 복잡한 계산법을 따르며 산정 과정과 수치가 직원에게 공개되지 않아 불신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SK하이닉스가 구성원과 함께 성과를 나누는 모습을 보인 만큼, 삼성도 이에 상응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SDI지회는 "EVA 방식은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복잡한 산식으로 산출되며 산정 과정과 수치가 구성원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아 불신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불만 수준을 넘어 성과에 대한 정당성 보상 체계가 부재하다는 뿌리 깊은 좌절감을 만들고 있으며, 사기 저하, 우수 인재 이탈, 글로벌 경쟁력 약화라는 심각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 노조도 연이어 성과급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EVA 기준이 '깜깜이'라며, 영업이익이 높더라도 특정 목표 미달 시 성과급이 '0'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노조는 "직원 사기와 신뢰가 이미 바닥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열린지부 유하람 지부장은 EVA 방식이 투명하지 않아, 영업이익 2조원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률이 0%가 된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임금인상률 6%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PS·초과이익분배금) 기준을 담은 임금협상안을 역대 최고 찬성률 95.4%로 통과시켰다. 이번 합의안에는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과 맞물리면서 성과급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사례가 불씨가 됐다"며 "삼성 그룹 전반으로 이러한 요구가 확산될 경우, 계열사별 노사관계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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