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시중은행, 국책은행, 지방은행 등 은행권 노조조합이 소속된 전국금융산업노조가 임금인상, 근무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직접 행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소비자들은 무리한 요구로 파업에 돌입하면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금융노조는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98%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며 이달 26일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별교섭 핵심 요구안으로 금융노조는 △임금 5% 인상 △주 4.5일제 전면 도입 △신규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을 내세웠다.

은행 점포는 지난 5년간 700여곳이 폐쇄되고, 인력은 7000명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부담이 늘었다며 금융노조는 '더 나은 노동환경'을 위해 주 4.5일제 실행 등을 위한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금융노조 측은 "사측의 교섭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면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며 "26일에는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으로 행동의 정점을 찍을 예정"이라고 했다.

예고된 총파업이 실행되면, 파업 참여 소속 지부 노조원들은 이날 업무를 중단하게 된다.

이번 총파업 예고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들은 노조 명분에 의문을 제기한다. 금융노조 요구안이 적용되면 고액 연봉을 받는 은행원들은 근무 시간은 줄고, 임금은 더 받게 된다는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직원 한 명당 평균 연봉은 1억1490만원으로 전년대비 3.1%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오른 14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 영업점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 또는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이다. 기업, 관공서 근로자의 근무 시간은 대부분 오전 9시~오후 6시인 것을 감안하면 은행 창구업무가 여전히 쉽지 않다.

회사원 A씨(38)는 "연봉도 많이 받고, 은행 순이익도 높은 상황인데 고객들을 생각하지 않고 근무 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파업에 나설 경우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 직장인은 "은행 방문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려면, 은행 업무시간에 맞춰야 한다"며 "예고한 파업을 실행에 옮긴다면, 고객을 외면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노조는 이달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통한 사회적 연대를 확대한 뒤, 26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파업 참여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2022년 9월 16일 금융노조 총파업에는 전체 은행 직원 중 9.4%, 조합원 대비 13.6%가 참여하면서 은행 영업점에서는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졌다.

B은행 관계자는 "강성노조가 활동하는 은행의 경우 목소리를 크게 낼 거 같으나, 모든 은행이 동일한 행동을 벌이지 않는다"며 "노조 간부가 아닌 일반 직원들은 영업점을 비울 수 없기에 참여율이 낮을 거 같다"고 전망했다.

C은행 측은 "금융노조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찬성을 해서 총파업에 대한 쟁의권은 확보했다는데, 은행 노조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거 같다"면서도 "26일 파업 실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현재까지 전달된 내용은 없다"며 "본점, 지점 근무자 모두 자리를 비울 수 없기에 파업 의사가 있어도 고객 불편이 없도록 일부 인원만 참여하는 형식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