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사현장. [출처=EBN]
서울의 한 공사현장. [출처=EBN]

국내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은 건설업계. 체감을 나타내는 경기지수(CBSI)는 최근 4개월 간 6.6포인트(p) 하락하는 등 다수 건설사가 '혹한기'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건설사는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서며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청년 일자리 창출 책임 의식'과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업 CBSI는 4월 74.8에서 8월 68.2까지 떨어지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사기성지수(75.9, -9.5p)와 신규수주지수(63.6, -5.6p)가 크게 떨어졌고, 자재수급지수(88.5, -5.5p), 공사대금지수(79.1, -4.7p), 수주잔고지수(67.7, -1.5p)도 동반 하락했다. 

9월 전망치 역시 65.5로 지금의 '부정적'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 "청년 일자리 창출 책임 의식"

뚝 떨어진 체감 온도에 시름을 앓는 건설업계지만, 채용 현장만큼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책임 의식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흐름은 업계 맏형 격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비롯해 중견 건설사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신입사원 지원서를 접수했다. 건축, 토목, 플랜트, 주택사업 등 전통 직군은 물론 원자력, 빅데이터, 통계, IT 등 융합 전공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 

영어 말하기 성적(OPIc·토익스피킹)도 필수 요건으로 명시됐다. 다만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하반기 신입 공채를 개시했다. 이달 1일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29일까지 지원서를 받는다. 

토목·건축·플랜트·뉴에너지·경영일반·안전 등 다양한 직군에서 인재를 모집하며,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 1·2차 면접을 거쳐 내년 1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 전형을 별도로 운영해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GS건설은 오는 8일부터 21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채용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4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은 채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견건설사들도 인재 확보에 속력을 내고 있다. HJ중공업 건설부문은 2년 만에 신입사원 채용을 재개해, 건축·토목·기계·전기·안전·재무·법무·홍보·노무·행정 등 다방면에서 인재를 모집 중이다. 

HL디앤아이한라 역시 건축, 전기, 설비, 개발, 경영지원 직군에서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주요 건설사들이 일제히 채용 문을 연 것은 미래 시장을 대비한 인재 선점과 조직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의 수주와 실적은 위축됐지만, 업계는 인력 공백이 장기적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황기 역발상 투자'에 나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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