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경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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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국내 채용시장이 뚜렷한 위축세를 보일 전망이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면서 신규 채용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62.8%가 하반기 신규 채용을 계획하지 않았거나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8.0%는 채용계획이 미정이라고 응답했고, 24.8%는 아예 채용이 없다고 밝혔다. 채용계획 없음 비중은 지난해(17.5%) 대비 7.3%포인트 늘었다.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 중에서도 채용을 줄이겠다는 응답(37.8%)이 유지(37.8%)나 확대(24.4%)보다 많았다. 특히 채용 축소 응답은 지난해 하반기(17.6%)보다 20.2%포인트 급증했다.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거나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56.2%)이었다. 이어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등 비용 부담(12.5%),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9.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신규 채용 확대를 결정한 기업들은 미래 인재 확보(45.4%), 신산업 인력 수요 증가(36.4%), 기존 인력 이탈 보충(18.2%) 등을 이유로 꼽았다.

[사진출처=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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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건설(83.3%), 식료품(70.0%), 철강(69.2%), 석유화학(68.7%) 순으로 채용 계획이 부진했다. 한경협은 “건설업 침체, 식료품 원가 부담, 미국 철강 관세 부과, 글로벌 공급과잉 등 업종별 불황이 겹치면서 채용 여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채용 애로사항은 ‘적합한 인재 확보 어려움’(32.3%)이었다. 특히 연구·개발직(35.9%), 전문·기술직(22.3%), 생산·현장직(15.9%)에서 인력 부족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한경협은 “산업현장 수요와 공급 간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한 정책 과제로는 ‘규제 완화 통한 투자·고용 확대’(38.9%)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22.3%), 신산업 기업 지원 강화(10.7%), 구직자 역량·기업 수요 간 미스매치 해소(10.7%) 등이 뒤를 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통상질서 재편과 내수 침체로 전통 산업은 활력을 잃고, 신산업 역시 고용 확대 여력이 부족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의 고용 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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