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대표하는 안다르와 젝시믹스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며 새로운 성장 국면에 돌입했다.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8414_695308_5726.jpg)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대표하는 안다르와 젝시믹스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며 새로운 성장 국면에 돌입했다. 두 브랜드 모두 해외 진출을 통해 침체된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가 분주하지만 그 행보는 뚜렷하게 갈려 눈길을 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안다르는 미국과 호주, 싱가포르 등 고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서구권 공략에 나선 반면, 젝시믹스는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소비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과 체험 마케팅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단 안다르의 전략은 ‘고가 소비시장 집중’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지닌다. 단순한 매장 오픈을 넘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서구 체형 맞춤 제품 출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이라는 3박자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미국 진출도 해당 전략의 일환이다. 안다르는 최근 새로운 브랜드 ‘스트레치유어스토리(Stretch Your Story)’를 론칭하고, 서구인의 체형에 맞춘 전용 제품을 개발해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7월부터 현지 온라인 스토어를 시범 운영하며 소비자의 구매 반응, 사이즈 적합성, 재구매율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오프라인 확장과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을 예고하고 있다.
호주시장 진입도 인상적이다. 지난 5월 시드니 웨스트필드 매장에서 첫 매장을 오픈한 안다르는 단 한 달 만에 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6월 한 달간 12억원의 온·오프라인 판매 실적을 기록했고, 오는 10월에는 대표 쇼핑몰 ‘비보시티(VivoCity)’에 세 번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고소득 소비층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하고, 정가 판매 전략으로 ‘프리미엄 애슬레저’ 이미지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반면 젝시믹스는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외형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동양인 체형에 최적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과 대만, 중국 등지에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확대 중이며 올해 안으로 중국에만 50개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다.
젝시믹스가 중국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애슬레저에 대한 현지 수요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는 2020년 3150억 위안에서 2024년 5424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4.6%로 집계됐는데 의류 산업 전체 성장률인 5.2%를 훌쩍 상회하는 수치다.
젝시믹스의 아시아 전략은 지역 특성에 기반한 ‘현지화 집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회사는 팝업스토어 운영과 고객 참여형 행사, 지역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경험을 중시하는 세대를 타깃으로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미 대만 타이중의 친메이백화점과 타이베이 신광미츠코시백화점 A11관에 정식 매장을 오픈했으며 러닝 이벤트, 요가 클래스, 글로벌 마라톤 대회 스폰서십 등 체험형 마케팅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양사는 시장 접근 방식에서 명확한 대비를 보인다. 안다르는 소수 고소득 국가를 정밀 타격하며 ‘고단가·고부가가치’ 모델을 지향하는 반면, 젝시믹스는 상대적으로 ‘광역 확산형’ 전략을 통해 다수의 아시아 국가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려는 모습인 것이다. 제품 설계, 유통 채널, 마케팅 방식까지 전략의 모든 요소가 철저히 차별화돼 있다.
실적에서도 이러한 전략 차이가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안다르는 올 2분기 매출 891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27% 성장했다.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과 자사 R&D 조직 ‘안다르 AI랩’이 개발한 고급 원단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해당 원단을 적용한 제품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품질 중심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었다.
반면 젝시믹스는 같은 기간 매출 746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3%, 39.0% 감소했지만, 1분기 대비로는 각각 47%, 856% 증가하며 회복세에 들어섰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점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중국과 일본 매출은 각각 33%, 51% 증가했고, 몽골에서도 9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애슬레저 시장은 본질적으로 ‘패션’과 ‘기능성 스포츠웨어’의 경계에 서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확장 전략이 시장 구조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며 “결국 누가 각자의 주요 시장에서 더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향후 또 다른 부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