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배달앱 메뉴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출처=교촌치킨]
서울 지역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배달앱 메뉴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출처=교촌치킨]

서울 지역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배달앱 메뉴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29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서울 지역 대다수 교촌치킨 매장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주문 시 허니콤보, 레드콤보, 간장콤보, 반반콤보 가격이 2000원 올랐다. 이로써 허니콤보 가격은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조정됐다. 교촌치킨 가맹점주 협의회는 서울 지역 매장의 90% 이상이 가격 인상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조치는 본사와 서울 지역 가맹점주 간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 다만 매장 내 판매나 교촌치킨 전용 앱에서 주문할 경우 기존 가격이 유지된다. 서울 외 지역의 일부 가맹점들은 본사가 정한 권장 소비자 가격을 따르거나, 본사와 별도 협의 없이 자체적으로 배달 가격을 2000~3000원 올렸다.

가맹사업법상 본사는 점주들에게 가격을 강제할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권장 소비자 가격이 지켜져 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점주들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이중가격제 도입으로 인한 고객 불만과 혼란을 최소화해 달라고 점주들에게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인상 배경에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가 크다.

교촌치킨은 이보다 앞선 11일부터 제품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에 닭다리살만 사용하던 순살치킨 메뉴에 닭가슴살을 섞고, 조리 전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낸 셈이다.

또 일부 메뉴는 양념 방식을 붓칠에서 버무리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맛과 식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 부분육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처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중가격제 도입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bhc는 지난 6월부터 가맹점이 배달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해 상당수 매장이 가격을 약 2000원 올렸다. 

자담치킨의 경우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구분해 배달 시 2000원을 더 받는 제도를 도입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역시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맘스터치, KFC 등이 이미 매장보다 배달 메뉴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

결국 교촌치킨의 이번 결정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원재료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나타난 흐름으로, 프랜차이즈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격 정책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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