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생산한 철강제품 모습. [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생산한 철강제품 모습. [출처=현대제철]

한국 철강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일본은 US스틸 인수와 함게 고부가 기술력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한 반면, 국내 철강사들은 저가 수출 공세와 내수 경기 침체에 맞물려 수익성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중국 철강기업 바오우그룹은 지난해 1억3000만 톤의 조강 생산량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포스코(3800만 톤), 현대제철(1800만 톤)을 크게 압도하는 수치다.

공급 과잉으로 내수 소화가 막힌 중국 철강재는 해외 시장으로 흘러들며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한국 철강사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흔들리는 배경이다.

일본제철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정면 승부를 택했다.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에 고수익 제품을 집중 공급하는 한편, 외국산 진입이 까다로운 내수 구조를 발판 삼아 경쟁사보다 높은 평균 판매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US스틸 인수로 연간 5782만 톤의 생산 능력을 확보, 중국 안강그룹(5955만 톤)을 바짝 뒤쫓게 됐다. 노후 설비 투자까지 단행해 3∼5년 내 생산량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워 놓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해외 진출로 생산량 확대를 검토하며 반전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8조5000억원을 투입,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립을 추진한다. 포스코는 해당 프로젝트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동시에 인도 JSW와 손잡고 현지 제철소 설립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지, 생산 규모, 지분 구조까지 포함한 조건 합의서 체결로 한 발 더 나아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와 일본의 고부가 전략에 맞서려면 해외 생산 거점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글로벌 투자 확대가 재무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